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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당/* 출애굽기*

▼ 출애굽기 18:1-12 가족

by 朴 海 東 2016. 2. 11.

가족

출애굽기 18:1-12

묵상내용

엊그제 아들이 화장실에서 미끌어져 바닥에 넘어지면서 발가락이 골절되었습니다
동네 병원에 갔지만 수술할 만한 병원이 되지 못해서 다른 큰 병원으로 옮겨갔는데
환자가 많이 밀려서 그런지 골절 4일째인 월요일에나 입원 수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제는 내가 출국해야 하는 날이었고 비바람도 많이 몰아치는 날이었는데
아들의 수술 일정을 앞두고 부득이 나의 스케줄도 밀려지게 되었고
또 어제는 아들이 응급처치로만 붕대로 발을 감은 채 교회에서 맡은 일 때문에
꼭 나가야 한다고 하기에 나도 부득이 아들과 함께 동행하여 교회에 가게 되었습니다

비바람 치는 날 목발을 잡고 우산까지 써야하니까 여간 불편한게 아닙니다.
교회에 전화해서 사정을 이야기하고 못간다고 하면 될 터인데 상한 발을 가지고
굳이 교회까지 가서 할 일을 다 하고 돌아오려는 것 때문에 은근히 화가 났습니다

조금 높은 위치에 있는 교회당을 오르기 위해 철판 계단을 오를 때는 좀 위헙하기도
해서 염려하는 마음이 앞서다보니 그만 마음으로만 삭이고 있던 화가 폭발했습니다.

" 전화 한 통화하고 가지 않으면 되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하니...(?)"

아들의 뒷 통수에 대고 원망 섞인 말을 퍼붓고 돌아오는 나의 마음이 편할리 없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이번 일을 통해 아들보다 더 내가 훈련을 받는것 같습니다

나에게 또는 우리 가족에게 닥친 어떤 상황을 있는 그대로 원망 없이 받아 들이는것이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끄러져 넘어졌을 때 허리를 다칠 수 도 있었고 머리가 부딪쳐 뇌진탕도 될 수
있을뻔 했는데 발가락만 골절 되었으니 그마나 불행 중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더욱 감사한 것은 제대로 발을 움직일 수 없어 목발을 잡아야 하는데도 이런 몸으로
비바람 몰아치는 날에 교회까지 가서 맡은 일을 하고 오려는 그 자세가 한 편으로
밉기도 했지만 한 편 생각하니 이런 믿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내 한 몸 사리기에 급급한 나 자신의 기준으로 아들을 막 대하다보니 아들이 가진
성격과 하나님께 대한 믿음의 자세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해서 내가 함부로 판단하고
화를 내었으며 우격다짐을 한 것 같아 조금 부끄러워 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이 모든 것이 모든 삶의 애환을 함께 나누는 "가족"이라는 것 때문에 생기는
일 임을 주님께서도 이해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사랑하면서도 어떤 때는 미워하고 또 미워하면서도 후회하고 다시 사랑하게 되는
이 모든 순환적인 일들이 하나님께서 맺어주신 "가족" 이라는 끈끈한 정 때문입니다

오늘의 말씀을 읽으면서 모처럼 가족과 재회하는 기쁨을 가지고 가족의 품에서
위로를 경험하는 지도자 모세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처음 호렙산에서 소명을 받고 애굽으로 떠날 때 가족이 함께 동반 했었는데
가족을 챙길 수 없을만큼 얼마나 어려움이 많았으면 가족을 다시 미디안 친정집으로
보내야 했을까.... 이해가 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애굽 -홍해 -수르광야- 신광야 -호렙산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하는 과정에서 전혀 가족을 돌아볼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드디어 아내의 가족들을
처음 만났던 장소인 미디안 근처 호렙산에 당도하고 보니 모처럼 가족과 재회하는
기쁨과 특별히 장인 이드로를 통해 위로와 격려를 받는 시간을 가지는 것을 봅니다

오늘의 말씀을 읽으면서 "가족" 이라는 것 때문에 때로 애증의 관계로 힘들어지기도
하지만 항상 가족을 소중히 생각하고 이드로가 모세에게 와서 했던 것처럼
나도 위로자가 되어주고 나에게 기대고 싶고 또 기댈 수 있는 넒은 품이 되어 주어야
겠다고 다짐을 하게 됩니다.

주님!
저에게 주신 가족을 인하여 감사하며 항상 열린 마음으로 포용할 수 있게 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