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위한 기도
▼ 야고보서 3:1-12
묵상내용
쉽게 혀를 놀려 하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파장과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지
오늘의 말씀은 작은 키(Rudder)로 방향을 움직이는 바다의 큰 배와
작은 불씨 하나로 큰 산을 태우는 위험에 비교하여 말씀하고 있다 (3:4-5)
내가 어린시절과 청소년 시절을 보낸 시골 교회는 목사님을 모실 만한 여력이 없어서
교역자가 바뀔 때는 언제나 전도사님들이 오셨는데
가끔 총각 전도사님이 오시는 경우도 있었다
중학교 시절 우리교회에 박** 전도사님이 부임 하셨는데 어린 학생 이었던 우리에게
그분은 마치 눈에 보이는 하나님처럼 흠모의 대상이셨다
그런데 어느날 교회가 큰 시험에 들어 말로써 말을 물어내는 시험으로 혼란에
빠지게 되었는데 ....
전도사님이 주일학교 반사 김** 선생님과 비밀히 만난다는 소문이었다.
교회 어른들이 나서서 전도사님을 당장 내보내야 한다고 소란을 피우며 교회에
갓 들어온 새신자들에게 부끄러워서 어쩌냐고...덕이 되지 못하는 행태를 보일 때
오히려 우리 교회에 새신자로 들어온지 한 달도 안되는 김** 이라는 아주머니가
나서서 "내가 전도사님을 그 선생님에게 중매해서 만난 것이니 그만들 이해 하세요"
하면서 사건을 무마시키는 것이었다.
다행히 별 탈없이 뒷 수습을 잘하여 그 전도사님은 정말 그 선생님과 함께 교회를
떠나 결혼하시게 되었고 후에 목사 안수를 받아 시내에서 목회 하시는것을 보았다
하마터면 큰 혼란에 빠질뻔했던 교회를 지혜롭게 수습했던 그 아주머니는 후에
집사님이 되셨는데 내가 성인이 되었을 때에 그 당시 사건을 물어보니
자신이 실제 전도사님을 중매한 것은 사실이 아니고 단지 새신자였던 자기가 보기에도
교회가 너무 어려움에 빠진 것 같아 그렇게 재치있는 말로 위기를 넘기게 되었노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평생을 두고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되었다.
너무나 많은 교회들이 말로써 상처를 받으며 시험을 받게 되는데
말에 관한 한 하나님 앞에서 그 허물과 죄를 피해갈 만한 사람은 없다고 본다
그래서 많은 상처와 진통 가운데 연단을 받으면서 신앙의 연륜이 붙으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말을 가려서 하게 되고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절제의 자갈을 물고
있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오늘 아침 생명의 삶 본문을 묵상하면서 말씀이 주는 부담을 안고
이해인님의 詩 " 말을 위한 기도" 가 생각난다
-------- 말을 위한 기도 --------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속에서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
주님
제가 지닌 언어의 나무에도 멀고 가까운 이웃들이 주고 간
크고 작은 말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둥근 것 모난 것 밝은 것 어두운 것 향기로운 것 반짝이는 것
그 주인의 얼굴은 잊었어도 말은 죽지 않고 살아서 저와 함께 머뭅니다.
살아 있는 동안 제가 할말은 참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고
그러나 말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살이
매일매일 돌처럼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슬기로운 말의 주인 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날마다 제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주님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치게 하소서
--- 중략 ----
기도하기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도(道)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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