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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당/시편

시편 119:65-80 축복받은 가시

by 朴 海 東 2016. 2. 4.

축복받은 가시

시편 119:65-80

묵상내용

성경에서 고난의 대명사로 불릴만한 인물 두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구약의 욥과 신약의 바울인 것 같다.

욥은 자신의 고난이 하나님의 명예가 걸린 사단과의 한 판 승부 인것을
알 수 없는 가운데 인간이 당면할 수 있는 고통의 한계상황에 내 몰리면서
고난이 우리 인생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으며

사도 바오로는 복음을 위하여 받는 무수한 고난에 더하여 자신의 몸에 지닌 육체의
질고로 고통하면서도 고난을 축복의 가시로 감사했는데 이것이 자신을 자만하지
않게 하며 하나님의 은혜가 자신에게 머무는 수단이 된다고 하였다 [고후12:7]

오늘의 말씀에서 보여지는 시편 119편의 저자는 자신을 둘러싼 교만한 사람들의
비방과 악담 가운데 내몰리면서 쓰디쓴 인간고락의 아픔을 당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는 자신이 받는 고난을 단순한 고난으로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난을 통하여 주님께 더 가까이 가게 되는 축복을 말하고 있다 [119: 67, 71 ]

... 고난 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
... 고난 당하는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써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

신,불신을 막론하고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여정에서 고난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 같다
그러나 똑같은 고난이지만 성도의 고난은 그를 더욱 성화시키는 도구가 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더라도 받으신 고난으로 순종함을 배우셨다고 했다면
[히5:8] [히2:9-18] 하물며 그의 제자되고 종된 우리랴 .... !

그러므로 모든 고난에는 뜻이 있으며 고난은 성도를 더욱 성화시키는 축복의 가시이다

고난 받지 못한 인생은 깊을 수 없다

세찬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는 땅 속에 더 깊이 뿌리를 내리고
뜨거운 여름 더위와 장마를 거쳐서 논 밭의 곡식은 무르익고 고개숙인 이삭이 되며
어미 발에 채인 새끼 독수리는 절벽에서 떨어지며 날개를 편다.

그러므로 고난은 찌르는 가시처럼 아픈 것이지만
그 고난을 믿음과 신앙으로 승화시켜 받는 사람들에겐 축복의 가시가 된다.

축복의 가시로써 고난이 만들어내는 결과는 나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하며
나를 주님께 길들여지게 만드는 겸손과 온유와 인내와 강함 같은 성령의 열매들이다

------[ 적 용]------

오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내게는 언제 어떤 고난이 있었으며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돌아보게 되는데 고난의 세월로 점쳐진 인생여정을 보내온 것 같다.

6.25 전쟁이 끝난 직후 이 땅을 휩쓸고 지나간 전쟁통의 휴우증 속에서
수 많은 전쟁고아와 과부들이 생겨났고 전염병과 질병들이 창궐하였는데
나는 어린시절 문둥병 부모를 가진 자녀들을 따로 모아놓아 놓은 시설에서 살아야했다
나는 나의 한평생이 날개 꺾인 새처럼 살게 될 것 같은 운명에 짖눌려 살았다.

20대의 나이엔 대한민국 남자들은 누구나 가게 되있는 군대[해군]생활을 거쳤는데
그 당시엔 얼마나 구타가 많았는지 함대사령관 지휘각서 1호가 "구타 금지"였을 만큼
군 생활은 한 마디로 살벌하였다.

군병원에 입원되어 화장실에 가서 마음 편하게 용변을 볼 수 있는 것조차도
감사하게 느껴졌을만큼 시공간의 제약을 받고 살아야 했던 당시엔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 삶의 무게가 너무 무겁게 느껴지고 중압감으로 다가와서
마치 욥의 고백처럼 이 하루가 어서 저물어 밤이 되기를 소원할 만큼 힘들었다

내가 속한 부대와 함정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젊은이들을 내 손으로 직접
운구하는 일도 여러번 있었다

20대 후반 30대에 들어서는 고기의 가운데 토막같은 인생의 황금기를 바다에서 보냈다
생존과 생계를 위해 바다로 나가는 사람들에게 바다는 더 이상 낭만의 장소가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을 갈라 놓는 저주스런 바다였다.

결혼 후 한 달이 안되어 바다로 나갔던 나에게 끝없이 펼쳐진 세상의 바다는
사랑하는 가족의 품을 떠나 지독한 외로움에 방치하게 만드는 열린 감옥이었다

지금처럼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근로제도가 없었던 당시엔 한번 바다로 나가면
수출입 화물을 실고 세상의 바다 이곳 저곳을 다니며 일년이 지나야
한 달 휴가를 받아 가족에게로 돌아오는 근로 악조건 속에서 돈을 벌어야 했다.

결혼하여 가족을 이루고 바다로 나와서 보내는 세월 동안
아내는 어린 아이들을 두 번이나 먼저 주님 품으로 보내야 했다.
그 때마다 주님은 꿈속에서 아이들을 데려가는 것을 미리 알려 주셨는데
왜 그렇게 하셨는지 나는 아직도 그 의미를 잘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내가 맘 놓고 행복하게 살 수있는 길이 다 막혀 있는 것 같았던 그 당시
다시 바다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나는 30대 중반에 들어서서 신학에 입문하였다

신학을 졸업하고서는 P 도시에 가서 습기찬 지하실에서부터 개척교회를 시작했는데
교회가 많이 성장하여 번듯한 교회를 이루게 되었을 때
교회 항존직 일꾼을 뽑는 과정에서 시험이 닥쳐서 교회 안팍으로 힘들었다.
타협하지 않고 믿음으로 정면돌파 해나가면서 수 많은 시련을 겪기도 하였다.

교회의 영욕을 지고 묵묵히 세월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40대가 지나가고 있었다
50대에 들어서면서 젊은 시절 주님께 서원했던 해외선교사의 길을 가기 위해
애증의 세월을 보냈던 교회를 노회에 위임하고 선교지 C국으로 나갔다.

일년의 반 이상이 겨울인 선교지에서 7년차가 되었을 때,
겨울이면 난방을 위해 석탄을 태우는 도시에서 지내다 보니 석탄연기에 폐가 상했는지
심한 고열과 기침으로 병원에 갔다가 폐암 진단까지 받게되었다

다행히 선교지 교회 성도들의 간절한 기도와 그들이 제시한 특별한 치료를 통해
위기상황에서 헤쳐나올 수 있었다

내가 선교지에서 죽으면 묻히고 싶은 매장지까지 미리 알아보아 두었던
지난 세월을 뒤로하고 요즘은 나의 나 된 모습을 돌아보게 되는데
나는 주님 앞에 한 참 낮아져 저 밑바닥에 내려 앉아 있는 나의 모습을 보고 있다.

바로 왕 앞에서 험악한 세월을 보냈다고 고백하는 야곱의 고백에 따라갈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험악했던 고난의 시간들을 보내온 것 같다.

그래도 이 세상엔 드러내지 않고 숨겨있는 고난들이 많고도 많은 것을 알기에
그리고 고난 가운데서도 말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내가 겪은 자그마한 고난을 가지고 엄살 부리지 않으려고 한다.

나의 지나온 모든 세월이 주님 손 안에 있고
또 앞으로 남은 세월도 그렇게 주님 손안에 있는 것을 안다.

그리고 내가 확신하는 한 가지는 내가 살아온 인생을 만지시고 담으신 주님의 손은
크고 부드러운 자비의 손길 인것을 나는 의심하지 않는다.

내가 세상에서 자랑할 만한 것이라고 할 만큼 이뤄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지금 나의 모습 만으로도 나는 그의 작품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주님 ! 감사합니다

기도하기

고난이 닥쳐올 때에 원망하거나 회피하려 하기 보다
그 고난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그 고난 속에 담긴 주님의 뜻을 헤아리게 하시고
그 고난이 나를 온전케하시는 축복의 가시가 되게 하소서 -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