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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서당/* 누가복음 *

▼ 누가복음 23:33-46 예수여 .......나를 기억하소서 !

by 朴 海 東 2016. 2. 22.

예수여 .......나를 기억하소서 !

누가복음 23:33-46

묵상내용

오늘 주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聖 금요일 아침인데
화창했던 봄 날씨가 간밤에 내린 비로 싸늘해져서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며 교회로 나갔다.

어제 해외에서 손님이 왔고 오늘 또 손님이 오기 때문에
내 몸은 새벽기도에 나와서 앉아 있지만 내 생각은
손님들을 영접하고 접대해야 하는 문제로 복잡했다.
16박 17일 동안 이 손님들에게 나의 시간과 물질을 드려
섬겨야 하는 이 모든 일들이 나에게 부담으로 닿아졌다

게다가 지난 2월부터 추진했던 아들의 유학 문제가
잘 풀리지 않고 여러 가지로 막히고 있어서 그런지
목사님의 설교도 잘 들어오지 않았고
기도 시간이 되어 기도에 집중해 보려고 하지만
기도에 집중하기도 힘들었다.

나는 생각해 보았다
오늘은 聖 금요일이고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
나의 모든 생각을 집중해야 하는데
왜 나는 기도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을까...(?)

과연 나의 이런 걱정거리들은
오늘 聖 금요일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나는 십자가에서 너무 멀리 동떨어진 나의 문제로
지금 이 기도시간에도 나는 메마른 영혼이 되어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과 전혀 상관없는 문제로
이처럼 미로 속을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순간 메마른 땅처럼 되어 허덕이는 내 마음에
섬광처럼 닿아지는 십자가의 한 말씀이
내 영혼 깊은 곳에 바람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예수님의 좌우편에 달린 행악자 중 한 사람이
무죄하신 예수님의 죽으심을 안타까워하면서
예수님께 얼굴을 돌리며 말씀 드렸던
바로 그 간청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 나를 기억하소서


예수님은 지금 십자가 위에서 함께 죽어가는 이 사람의
간청을 들어주셔서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셨는데

십자가에 달려 죽어가는 고통의 순간에 조차도
자기를 향하여 간청하는
자기 옆의 한 사람의 소원을
진지하게 들어주시고 계시는
예수님의 사랑과 친절을 생각하니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삶의 무게와 짐들이
예수님의 십자가와 동떨어진 문제들이 아니라
나도 십자가 좌우편에 달렸던 두 행악자 중 한 사람처럼
예수님께 나의 문제를 아뢸 수가 있으며
또 예수님은 나의 간청을 들어주시는 분이시라는 확신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순간 내 마음의 모든 짐들이 홀가분하게 내려지고
그윽한 평안이 내 마음에 밀려왔으며
십자가에 죽어가면서까지 간청을 들어주고 계시는
예수님 때문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나는 지금까지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하신
일곱 마디 말씀[架上七言] 중의 한 말씀이 되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과 행악 자와 관련하여

구원은 자신의 공덕으로 획득하는 행위구원이 아니라
전적으로 은혜에 기초한다는
교리적 교훈에만 치중하여 받아드렸고 가르쳐왔는데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과 행악 자가 나눈 대화로써
오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예수님은 나의 죽음 저편의 문제 뿐 아니라
오늘 이곳 나의 현실에서도
내가 헤쳐 나가기 어려운 내 삶의 문제들까지
귀 기울여 주시며 나의 간청을 물리치지 않으시고
들어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넉넉히 확신하게 된다.

주님 !

오늘
주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聖 금요일

말로 다할 수 없는
주님의 사랑
가슴 깊이 체휼하며

더 맑고 깊은 영성으로
십자가의 주님께 닿아지는
이 하루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