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약성서당/* 누가복음 *

▼ 누가복음 14:25-35 한절목상-눅14:33 자기 포기에 대하여

by 朴 海 東 2017. 3. 13.

한절목상-눅14:33 자기 포기에 대하여

누가복음 14:25-35

묵상내용

아파트 창가에 비쳐지는 따사로운 봄 햇살로
군자란이 아름다운 주황색 꽃을 열 송이나 피워냈다
언젠가 교인 중에 한 분이 네달란드에 출장 갔다 오면서
군자란과 비슷한 아마릴리스 한 포기를 갖다 주어서
잘 키워보았는데 막상 꽃이 피었을 때 보니
그 색깔이 우리 토종인 군자란에 비할 바가 못 되어
나는 봄에 피는 군자란 주황색 꽃을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법정 스님이 쓴 "무소유"라는 책을 보면
자신도 겨우내 방 안에서 키웠던 란 한포기를 봄이 되어
뜨락에 내 놓고 키우면서 너무 신경이 많이 가게 되니까
무소유의 청정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란 한 포기까지도 포기했다고 하는 글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나는 아직 이런 포기하는 마음까지는 가지 못했으니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에는 아직 거리가 먼 것 같다.

그런데 오늘의 말씀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따라오는 제자의 조건으로써
철저한 무소유 곧 모든 것을 버리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고 하신다[14:33]

이와 같이 너희 중의 누구든지
자기의 모든 소유를 버리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이 말씀 앞에서 나는 진정한 제자인가
나 자신을 점검해보게 되는데
나의 젊은 날의 초상을 돌아보면
나의 부모보다 더 주님을 사랑하는 표시로
부모가 반대하는 신학에 입문했으며
아내와 함께 어려운 신학생 시절과
개척교회 시절을 보냈으니
이 또한 주님을 더 사랑한 표시였다고 말하고 싶다.

더불어 아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놓고
아들의 성장 과정에서 세상적으로 잘 되기를 바랐으나
많은 갈등 속에서 이 또한 다 포기하였고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듯이
주님께 받쳐진 아들로 나와 같은 길을 가고 있으니
이 또한 주님을 더 사랑한 표시였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점검인데
주님을 사랑하는 표시로 부모와 처자식까지 다 내려놓고
주님께 드렸다고 한 것에 반에
나는 과연 나 자신을 온전히 주님께 드렸나 생각해보니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다 결국 내가 참된 제자의 길에
나 자신을 굳게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모 형제 처자식의 문제도 아니고
결국 나 자신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젊은 시절 무역선을 타고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던
일등 항해사의 자격증을 주님께 반납했고
또 육상에서 직업을 위해 준비했던
일급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주님께 반납하고
오직 목양일념과 선교일념으로 살겠다고 했지만

주님의 말씀 앞에 나 자신을 적나라하게 비쳐볼 때
나는 아직 나의 야망에 대해서 죽어지지 못했고
나는 아직 내가 나(我) 이기를 바라는
나 자신에서 죽어지지 못하여
주님을 따르는 제자라 하면서 여전히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에서
자유롭지 못한 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특별히 육신의 정욕 이라는 것은
내가 나 이기를 주장하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마지막 까지 달라붙어 있는 나(我)인데
바로 이 점이 나로 하여금 내가 주님의 제자로서
주님의 인격과 삶을 본받고 따르게 만드는 길에서
나를 뒤에서 붙잡고 늘어지는 요소인 것을 보게 된다.

묵상적용

그래서 오늘은 이 문제를 고민하며 기도해 보았는데
성령님께서 내 마음에 한 가지 빛을 비쳐 주셨다.
죄에서 태어난 사람은 노년에 이르거나
그가 죽기에 이르기까지도 죄의 원욕이 사라지지 않아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들에게 걸림돌이 될 것이지만
결코 실망하지 말아야하는 것은
나를 성화 성장시키시며 진정한 예수의 제자로 이끄시는
성령의 역사는 나로 하여금 이러한 죄의 원욕 중에서도
이러한 원욕 때문에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이런 원욕들이 있는 그대로
그리고 그것들을 깔고 앉아서까지
주님께 기도할 수 있는 힘을 주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기도할 수 있는가 하겠지만
그러나 이런 상태에서 기도하는 것이야말로
주님 앞에 가장 매혹적인 향기를 토하는
아름다운 기도가 될 수 있다고 가르쳐 주시며
마침내 진정한 예수의 제자답게
이런 걸림돌도 넘어설 수 있는 은사도 주신다고 하신다.

오늘의 묵상을 마무리 하면서
나는 주님을 따르는 진정한 제자인가? 로 시작된 묵상이
나로 하여금 진정한 제자가 되지 못하게 하는 것들이
과연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하였고
그 해답은 나 자신 이었으며
아직 나 자신을 포기하지 못하는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 같은 것들이라고 했는데

바로 이 점이 내가 날마다 지고 가야하는 나의 십자가이며
내 안에서 내가 튀어나올 때 마다
나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의 죽으심에
나를 포함시켜서 지고 가야하는 나의 십자가로 받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