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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당/시편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

by 朴 海 東 2018. 2. 19.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

시편 77:1-9

묵상내용

내가 지나온 신앙생활 여정을 돌아보게 되면
하나님과 친밀함이 최고조에 달하는 때가 있었는가하면
어떤 때는 깊은 낭떠러지 협곡에 던져진 것처럼
은혜의 자리에서 떨어져 메마르고 허허로운 가슴을 안고
하나님께 향한 친밀함과 은혜에 목말라하며
내가 비참한 사람이 된 것처럼 전전긍긍하는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심리적 경험이 비단 나의 것인 것 뿐 아니라
앞선 시대에 하나님을 섬겼던 사람들의 경험 이었다는 것을
오늘의 말씀 77편을 묵상하면서 깊이 인식하고 감사하며
성도는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주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며
올곧은 신앙으로 굳게 세워진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오늘의 말씀에서 시편의 저자는 자신의 기도 가운데
큰 불안과 근심과 상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는데[77:3]
그 이유는 이어지는 6사지 탄원적인 질문에서 엿보게 된다.[77:7-9]


내가 하나님을 기억하고 불안하여 근심하니 내 심령이 상하도다.
............
주께서 (나를) 영원히 버리실까,
다시는 은혜를 베풀지 아니하실까,
그의 인자하심은 영원히 끝났는가,
그의 약속하심도 영구히 폐하였는가,
하나님이 그가 베푸실 은혜를 잊으셨는가,
노하심으로 그가 베푸실 긍휼을 그치셨는가 하였나이다[77:7-9]


신앙의 깊은 사경을 헤매는 것 같은 시편 저자의 고백에서
하나님께서는 그의 영으로 이처럼 기도하는 사람의 심령에
어떻게 내재하여 주시고 어떻게 반응하여 주셨는지는
이어지는 말씀{77:10-20]에서 확인하게 되겠지만

오늘의 본문으로 주어진 말씀만 가지고 생각해볼 때
이러한 시편 저자의 절규 하는듯한 목마름의 기도는
하나님 편에서 보실 때
환한 낮의 시간에서보다 가장 깊은 밤에
아름다운 향기를 토한다는 발칸 반도의 장미꽃들처럼
그렇게 아름다운 기도의 향으로 받으셨으리라 생각해보게 된다.

오늘의 묵상을 접으면서
나는 내 짧은 인생의 날에 시편 저자처럼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처럼 되어
하나님 앞에서 나의 영적 문제를 끌어안고
신음하여 보았으며 얼마나 진지한 자세로
기도 가운데 나의 주님과 대면하여 보았는지
적나라하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고 보니 요즘 나 자신의 모습이 좀 한심하게 느껴진다.
젊어서는 항상 손에서 책을 떼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역동성이 사라지고 느슨해져서 그런지
책을 보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으며
TV 채널을 돌리는 리모컨에만 손이 자주 가며
정신적으로 깊이 파고들고 고민하는 것 보다
그냥 무 개념으로 생각 없이 편하게만 지내려고 하니
하나님의 존전에서 기도로 승부를 걸고 있는
시편저자의 진지한 자세 앞에서 심한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내가 이렇게 시편 저자처럼 진지하게 하나님 앞에서
은혜에 목말라하며 씨름 기도를 해본 것이 과연 언제 이었던가
육신의 안일함에 젖어 무개념으로 더 이상 시간을 죽이지 말고
정신 차리고 영적으로 깨어서 나 자신을 지켜갈 수 있어야겠다

그리고 그 첫 출발은 시편 저자처럼
자신이 영적으로 얼마나 초라한 자리에 떨어져 있으며
하나님의 은혜에서 떨어진 가난뱅이가 되어 있는지
나 자신의 주제를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겠고
시편 저자의 목숨을 거는 진지함이 나의 기도가 되게 하여야겠다.

주님!
다시 진지함으로
기도의 자리에 자신을 세울 수 있게 하옵소서.
내가 육신적으로 배부르고 걱정이 없어도
영적으로 충만하지 못하면
결코 행복한 것이 아리라는 것을 알게 하시고
이러한 나를 깨우치기 위해
나에게 인생의 어두운 날들을 허락하실 때
내가 시편 저자의 진지함으로
주님 앞에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