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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서당/* 요한복음 *

요한복음 6:60-71 너희도 가려느냐

by 朴 海 東 2015. 12. 7.

너희도 가려느냐

요한복음 6:60-71

묵상내용

오병이어[五餠二漁]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은
처음엔 예수님을 억지로 임금 삼으려는 흥분으로
한껏 달아올랐던 분위기에서
이제는 장소를 바꾸어 이 표적의 의미를 설명하신
가버나움 회당에서는[6:59]
이 말씀을 받아드릴 수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떠나버린 싸늘한 분위기에서
오직 예수와 열두 제자만 남겨지게 된다.

요한은 오병이어[五餠二漁]로 오천 명 이상을 먹이신
표적을 소개하는 6장에서 자연스럽게
네 부류의 사람들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처음부터 예수를 적대시하며 반대했던
유대인 지도자들과 그 추종자들은
영이요 생명으로 하는 예수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어
예수님의 인간 족보를 캐는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하여
그의 육신의 아버지 요셉과 마리아를 운운하며
수군거림 가운데 떠나버렸고 [6:41,43]

오늘의 말씀은 열두 제자 외에도 예수님을 좋아하며
따랐던 많은 제자의 무리 중에서도
육욕적인 것을 추구하며 땅에 속한 관심 때문에
영적이며 하늘에 속한 예수님의 이야기가 어렵다고
또 다른 수군거림으로 떠나버린다. [6:59, 61]

그들은 물러가는 이유로써 예수님의 말씀이
받아먹기가 어렵다[단단하다]고 했는데
사실은 예수님의 말씀이 단단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이 굳어있기 때문에
영이요 생명으로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이
어렵고 굳은 말씀으로 닿아진 것뿐이다.

천국의 말씀[씨]는 착하고 좋은 마음[부드러운 땅]에
뿌려지지 않으면 결코 싹이 나고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수천 명의 군중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겨진 것은
예수님과 열두 제자 뿐인데
여기서 예수님의 고독을 보게 되며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야기처럼 마음에 닿아진다.


너희도 가려느냐[6:67].....(?)


그나마 고독하고 쓸쓸하게 남겨진 예수님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함께 남겨진 열두 제자이며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알아보고
예수님의 마음을 위로하듯 던지는 베드로의 고백이다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되
주여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오리이까
우리가 주는 하나님의 거룩하신 자이신 줄
믿고 알았사옵나이다.[6:68-69]


그런데 왠지 모르게 예수님은 베드로의 이 고백에 대해서
칭찬하지 않으시는 것이 의아하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신 것일까.....(?)

이어지는 말씀에서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려보게 되는데
그것은 마지막으로 남은 열두 제자 중에서도
자신을 떠날 자가 있으며
그 사람은 조용히 물러나고 떠나는 자가 아니라
자신의 뒤통수를 치고 배신하며 떠날 자인 것을
미리 내다 보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신을 위로하듯 던지는 베드로의
신앙고백에 대해 칭찬이 아닌
이상한 말씀으로 반응하시며 대답하신다.

예수님은 유다뿐만 아니라 베드로 역시 일시적이나마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 또 한 마귀가 되실 것을
미리 내다 보셨기 때문일까......(?) [마16:23]

어찌되었든 이 복음서의 저자 요한은
주님의 마음을 위로하는 베드로의 신앙고백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으시며
장차 주님의 길을 가로막는 자로 나타날
두 마귀 중에 한 마귀에 대해서만 말씀 하신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희 열두을 택하지 아니하였느냐
그러나 너희 중의 한 사람은 마귀니라[ 6:70]


이 복음서의 저자 요한은 마지막으로 남겨진
열두 제자 중에서도 또 갈라져서 나가게 될
네 번째 부류로써
가룟 시몬의 아들 유다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당신은 어느 부류에 속한 사람인가를 질문하는 것 같다.

열두 제자 중의 하나였던 유다의 무서운 마귀적 속성은
주님과 뜻을 같이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처럼 물러가지 않고 끝까지 자신을 숨기고
마지막 남은 제자의 무리 중에 남아있어서
예수님으로 하여금
하늘의 길이 아닌 땅의 길과
하늘의 메시야가 아닌 땅의 메시야가 되도록

빵의 메시야이며
정치적인 메시야로 유도하고자 함이었는데
결국 자신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되자
예수님을 노예 한사람의 몸값인 은 삼십이라는
헐 값에 팔아버리게 된다. [마26:15]

묵상적용

요한복음 전체가 어느 한 장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영적 진리들을 전달해주고 있지만
이 복음서의 저자 요한은
자신이 성령의 감동 가운데 집필한 이 복음서에서
요한복음 6장을 가장 길게 기록하고 있으며
더욱 특별한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것처럼 보여진다.

여기서 소개되는 오병이어[五餠二漁] 표적과
그 표적을 근거로 설명하시는 예수님의 긴 강화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겨지는 사람들 중에서도
또 다시 갈라지고 남겨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끝까지 예수님 곁에 남겨지는 사람으로 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말하는 것 같으며

너도 예수님을 따르는 것 때문에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초라하며
보잘 것 없는 인생으로 남겨진다 해도
끝까지 남아있는 제자가 되겠느냐 질문하는 것 같다.

예수님에게 열광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바라는 뜻[소원]과 일치하지 않음으로
모두 떠나버리고 가장 쓸쓸하게 남겨진 것 같은
고독한 예수의 모습을 보여주는 오늘의 말씀에서

나는 나의 뜻[육욕적 소원]이 아닌 예수님의 뜻에
나 자신을 맞추며 살아갈 수 있기를 마음 깊이 소원한다.

----------[ 말씀에 응답하는 기도 ]----------

육신의 배부름이 아닌
영혼의 배부름을 말씀하시고
땅의 길이 아닌
하늘의 길을 말씀하신 주님 !

주님을 따르는 길에서
자꾸만 머리를 쳐들고 올라오는
육욕적이며 세속적인 나의 야망을 버리게 하소서

화려하고 넓은 길[멸망의 길]에
나의 마음을 뺏기지 않게 하시고

좁고 협착하여 찾는 사람이 적다고 하신
좁은 문, 좁은 길, 생명의 길에
나 자신을 세워서
고독하신 주님과 더불어
끝까지 함께 남아있는 제자가 되게 하여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