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약성서당/* 요한복음 *

요한복음 16:25-33 가장 외롭고 힘든 시간을 환하게 밝힌 것들

by 朴 海 東 2015. 12. 7.

가장 외롭고 힘든 시간을 환하게 밝힌 것들

요한복음 16:25-33

묵상내용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은 사순절 열여섯 번째 날입니다.


[십자가에 달리시게 되는 날 다락방에서 부터 시작되어 
기드론 시내를 거쳐 감람산에 이르게 되는 말씀의 배경]


먼저 13장에서부터 시작된 제자들과의 마지막 만남으로써
세족식과 유다의 분리와 성찬의 제정,
그리고 또 길게 이어진 다락방의 말씀들이 있었고 [13-14장]
 
이어서 다락방을 나와 기드론 시내를 건너기 전에  
제자들과 함께 노천에 앉아 별들도 총총한 밤하늘 아래서 
마지막으로 남겨주신 말씀들이 있었으며[15-16장]
우리를 위해서 저 유명한 대제사장적 기도를 드리신후[17장] 
예수님은 최후의 결전 장소로써 감람산으로 가시는데.[18:1-]

요한복음에 나타난 전체 계시의 4분의 1의 내용이
다락방에서 시작되어 기드론 시내를 거쳐
감람산으로 이어지는 몇 시간 동안의 말씀이라는 것은 
시간은 양으로보다 질로 사용되어야 함을 배웁니다. 

1. 제자들의 눈을 밝혀준 마지막 계시 

오늘의 말씀으로 주어진 묵상의 내용들 가운데 
굳이 한 가지만 붙들라고 한다면 
내가 꼭 붙잡고 싶은 구절은
예수님께서 남기시는 마지막 자기계시입니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고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노라." [16:28]

아직 십자가와 부활을 통과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영적 통찰력이 부족했던 제자들에게 모든 것을 
직접적으로 말하기가 어려워서 
바로 앞선 문맥에서도 “ 조금 있으면” 이라는 
비사[비유] 등을 사용하여 말씀해 오셨는데[16:16-19]

그동안 제자들의 눈을 밝혀주기 위해서 
애쓰셨던 주님의 노력이 헛되지 아니하여 
지금까지 비유로만 말씀 해왔던 
간접계시의 바탕 위에서
직접 계시를 사용하시어 
예수님 자신이 어디로부터 오셨으며
이제 어디로 가시는지를 말씀하셨을 때 
이 계시의 빛 앞에서 
제자들의 눈은 밝아졌고
아들을 보내신 아버지와 아들을 동시에
알아보는 신앙고백을 드리게 됩니다.[16:30]

이것은 마치 자신이 누구인가를 나타내기 원하셨던
예수님의 지난 3년 동안의 공생애가
마치 이 한 점의 시간을 위해서 존속했던 것처럼
가장 밝은 계시의 빛으로 타오르는데

아버지께로부터 나와서 이 세상에 왔고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간다고 하시는
이 심플하면서도 명료한 
예수님의 마지막 자기계시의 말씀을
나도 내 마음에 숨겨놓는 보석처럼 사랑하며 
내가 영원히 사랑하는 말씀으로 간직하고 싶습니다. 

2. 제자들이 드린 마지막 신앙고백 

이 복음서의 저자 요한은 여기 다락방까지 오는 동안
예수님께 대하여 개인적으로 신앙을 고백한 
몇 제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한 적은 있었지만

여전히 문고리 잡으려고 더듬거리는 소경처럼 
영적 통찰력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었던 제자들의 
모습을 보여 왔는데 이제 예수님과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 임박한 마지막 다락방의 만남에서 
그들의 눈이 밝아진 것을 드러내고 있습니다.[16:30]

이것은 마치 후에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 
근심에 잠겨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자신에 대해 가르치셨지만 알지 못하다가
주막에 들어가 떡을 떼실 때
길가에서 그들에게 가르쳐주신 성경의 말씀과
그리고 떡을 떼시는 예수님의 상징적 행위에서
눈이 밝아져서 주님이신 줄 알아보았지만
이미 예수님은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된 것처럼

이렇게 제자들이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보고
공동체적으로 신앙고백을 드리는 기쁨도 잠시 
이제 예수님은 저들에게서 떠나 작별할 시간 입니다

유다를 앞세우고 예수님을 잡으러 오는 
원수들이 점 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시간이 더 남아 있어서 더 늦기 전에 
예수님을 더 잘 배우고 잘 알아서 
눈이 밝아진 신앙으로 섬길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3. 가장 두렵고 외로웠던 밤을 밝히 두 가지 신앙.

제자들이 예수님을 바로 알아보고 
공동체적으로 신앙을 고백한 기쁨도 잠시
이제 주님은 십자가의 시간으로 다가 가셔야하고
스가랴의 예언처럼[슥13:7]
제자들도 모두 흩어질 위기적 상황이 도래했습니다.

사랑하는 제자들마저 모두 떠나고 홀로 남겨져야하는 
예수님의 생애에서 가장 외롭고 힘들었던 그 밤,
그러나 예수님의 마음은 이 두렵고 무서운 시간에
아버지께 향한 두 가지 신앙의 불꽃으로 타오르는데

한 가지는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느니라”[16:32]는 임마누엘 신앙고백이고

다른 한 가지는 이제 원수들에게 잡혀서 
십자가에 매달리는 죽음의 문으로 들어가겠지만
자신에 대하여 성경에 기록된 대로 
다시 살아 나오게 될 것을 바라보기 때문에
도리어 제자들을 향하여 (너희는) 담대하라 ! 
내가 세상을 이겼노라 선언하는 부활신앙입니다[16:33]

이제 제자들과도 헤어져 홀로 남겨진 채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들어가셔야 하는
가장 외롭고 힘들었던 그 밤에 
예수님이 보여주신 임마누엘 신앙과 부활신앙은

내가 살아가는 인생의 여정에서 
내가 만나게 되는 가장 외롭고 힘든 시간에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도달하게 될 죽음 앞에서도
내가 붙들어야 할 신앙의 두 기둥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말씀 묵상을 접으면서 
이대로 글을 접게 할 수 없도록 
내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또 한 가지 글의 충동질은 

예수님이 당면하신 가장 외롭고 힘든 시간에
이제 곧 흩어져 떠나버릴 제자들을 다 아시면서도
끝까지 제자들을 품으시는
주님의 끝없는 연민과 사랑 때문입니다.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16:33]

주님을 섬기는 나의 신앙생활에서 
내가 주님께 보여드린 것은 
약함과 비겁함과 추한 모습뿐이어도
이러한 나를 버리지 아니하시고
나 같은 죄인을 끝까지 품으시는 주님의 사랑 때문에 

나는 오늘 나의 약함과 부끄러운 모습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주님을 따르는 제자의 길에서 도망가지 않고 
나 자신을 굳게 세워 나가야 할 이유를 발견합니다.

주님 !
오늘의 묵상을 통하여 보게 하신 
주님의 명료하신 마지막 계시가
나의 신앙과 삶을 밝히는 빛이 되게 하시고

가장 외롭고 힘들었던 시간에 보여주신
주님의 임마누엘 신앙과 부활신앙이
내가 경험하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빛을 발하는 신앙고백이 되게 해주시며

흩어지는 제자들을 끝까지 품으신
주님의 연민과 사랑이 
나로 하여금 결코 주님을 떠나지 않게하고
제자의 길에 굳게 세우는 원동력이 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