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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서당/* 요한복음 *

요한복음 21:1-14 사랑의 문답으로 나가기 위한 예수님의 준비

by 朴 海 東 2015. 12. 8.

사랑의 문답으로 나가기 위한 예수님의 준비

요한복음 21:1-14

묵상내용

요한복음은 이 복음서의 저자 요한 자신이 밝힌 것처럼
예수/하나님의 아들/그리스도/믿음/영생 얻음을 위하여
기록목적을 밝혔던 20장에서 마감되어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한복음의 또 다른 결론처럼
그리고 마치 소설의 “에피로그”처럼
21장을 첨가한 것은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21장의 여러 내용들 가운데 핵심이 되는
예수님과 베드로 사이의 세 번에 걸친 “사랑의 문답”과
또 예수님이 처음 제자들을 만났을 때 했던 말로써
나를 따르라[마4:19]는 말씀이
여기서 다시 반복되어 나오는 것을 보면서 [21:19]

이제는 제자들이 주님과의 관계에서
믿음의 단계를 지나
사랑의 관계로서
주님을 따르는 단계로 들어섬을 암시하는 것 같다.

처음 예수님께 부름을 받았을 때 뭐가 뭔지도 모르고
운명처럼 따라나섰던 형식의 단계가 있었다.

그러나 예수님과 함께 보낸 3년의 세월을 지나면서
예수님이 누구신지 눈을 뜨게 되었고
점차 믿음을 가지게 되었으며

마침내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이 있은 후
이미 주님을 배신했고 자격 없는 자신들을
끝까지 찾아오시고 품으시는 주님의 사랑 안에서
베드로와 동료 제자들은 주님을 사랑함으로
주님의 뒤를 따라가는 대 전환점을 이루게 된 것을
여기 21장에서 밝히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요한복음의 기록 목적을 밝히고
피어리드[마침표]를 찍었던 1-20장의 이야기들은
여기 21장에 나타난 사랑의 빛 앞에서 완성을 보며
이 예수 사랑의 힘으로 세상을 향하는 나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고 있는 것을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아직 미완성인 제자들을 이런 자리에 세우시며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을 마무리하시기 위해
예수님은 갈릴리 바다로 제자들을 찾아 가신다.

이것은 처음부터 주님께서 계획하셨던 일인데[막14:28]
그래서 부활하신 날 아침 부활의 첫 목격자 된
여인들을 통해서 전달하시기를
내가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서
너희를 기다리리라고 하셨으며[마26:31, 막16:7]

따라서 오늘의 말씀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그 계획과
그 계획의 실현이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보여준다.


1.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21:2]


베드로를 비롯한 일곱 제자가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무턱대고 갈릴리로 내려왔지만
그렇다고 딱히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이들은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 것 같으며
밥만 축내고 있는 미안함도 조금이나마 보상할 겸
물고기 잡으러 나서는 일에 모두 합세한 것 같다.

사람이 일이 없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괴롭고 힘든 일이 달리 없는 것 같다.
급료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일이 있다는 것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인데

예루살렘에서 갈릴리로 내려온 여기 일곱 제자들이
물고기나 잡으러 가겠다고 한 말 속에서는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 후 이제는 육체가 아닌
영체로만 존재하시는 예수님을
상시 뵐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들이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막간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음을 엿보게 한다.

그러나 주님은 이들이 예루살렘이나 유대나 갈릴리의
시야를 벗어나 땅 끝까지
세계를 품고 나가는 위대한 일을 준비하고 계셨다.

기도하기


2. 그 밤에 아무 것도 잡지 못하였으니 [21:3]


베드로를 비롯한 세베대의 아들들[요한과 야고보] 모두
갈릴리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고
고기 잡는 일이라면 베터랑들 이었는데
밤새도록 헛 그물질만 했다고 하는 이 말 속에서
요한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예수님 없는 그들의 삶은 아무 것도 잡지 못한
빈 배처럼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까(?)

아니면 더 이상 주님과 함께하지 못하고 있는
허전한 마음을 달래보기 위해서라도 내린 그물질인데
밤새도록 헛 그물질한 허망함으로 묘사한 것일까(?)

그렇다 그들은 물고기가 아닌
사람 낚는 어부로 부름을 받은 사람들이고 [마4:19]
바로 이 일을 위해서
나를 따르라는 주님의 사명을 받은 사람들인데
그 곳은 그들이 서 있을 자리가 아니었다.

그들은 밤새도록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한 그곳에서
다시 주님을 만나야 했고
처음 주님께 부름 받았을 때처럼
다시 부름을 받는 자리로 나갈 필요가 있었으며
이런 그들을 향해 주님은 갈릴리 바다에
동이 터오는 새벽녘에 자신을 드러내셨다.


3.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 [21:5]


주님은 그들이 밤새도록 고기 한 마리 못 잡고
빈 그물만 내리고 올리며
허전한 마음을 달래고 있을 때
어두운 밤바다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계셨다.

새벽녘이 되어서 찾아오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는 빈 그물처럼
허전한 마음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었을 때
주님은 그들과 함께 거기 계셨고
이제 새벽녘이 되어 어둠이 걷히고 사람을
알아볼 만한 시야가 확보되었을 때
이번에는 마치 물고기 사러 온 사람처럼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고 물으신다.

그러나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고 물으시는
이 질문은 그냥 던지는 질문이 아니라
뼈대가 들어있는 의미 있는 질문으로 닿아진다.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는 질문은 마치
오늘 나에게 그리고 우리 신앙공동체가
그동안 많은 일을 한다고는 했지만
얼마나 잃어버린 영혼들을 건져 올렸느냐고
물으시는 것도 같은데

지금 제자들의 배가 빈 배 인 것을 다 알면서도
이렇게 물으시는 질문 속에는
무언가 주님이 말씀하고 싶은 더 중요한 그 무엇이
그 다음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4. 그물을 배 오른 편에 던지라 그러면 잡으리라[21:6]


언젠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이 익숙한 말에 대해
처음엔 제자들 모두 무감각 했으나
잡은 고기가 너무 많아 그물을 들 수 없었을 때
주님의 사랑하는 제자 요한은 이내 주님이신 것을
알아보고 베드로에게 주님이 오셨다고 알려준다.

처음 주님께 부름 받았던 갈릴리 바다 그 현장에서
주님은 그 때 처음과 동일한 말씀과 음성으로
자신을 나타내시며
신적 능력을 보이심으로
자신의 말을 따르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결과를 가져오며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제자들에게 일깨워 주신다.

지난 3년간 주님을 따르면서 배웠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모두 배신하고 도망쳤던 그들을
다시 새롭게 출발선상에 세우시기 위해
다시 처음의 자리로 돌아오신
주님의 마음을 헤아려보게 되는데

이것은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것 같은 때에
낙심하고 주저앉기보다
다시 기본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한 것처럼
주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하는 이 기본 위에
제자들을 다시 세우시는 주님의 마음을 보는 것같다.

묵상적용


5. 주님 없이는 살 수 없어요. [21:7]


주님이시다 !는 요한의 말을 듣고 겉옷을 두르고
첨벙 물속으로 몸을 던지며 주님께 빨리 가보려고
헤엄치는 베드로의 모습에서
나, 주님을 세 번씩이나 부인한 죄인이어서
주님을 사랑한다고 말한 자격이 없는 자지만
나, “주님 없이는 살 수 없어요” 라고 말하고 있는
베드로의 마음이 그의 행동에서 엿보인다.

베드로의 이러한 모습이 곧 나의 모습이며
나의 마음인 것을 이 아침 주님 앞에 고백 드리며
베드로에게 찾아오신 것처럼
나에게도 같은 마음으로 찾아오시는 주님께 감사드린다.


6. 가득히 찬 물고기가 백쉰세 마리라 [21:10]


그물을 육지에 끌어올려 가득히 찬 물고기가
백쉰세 마리라고 기록한 요한은 어떤 의도로
이 숫자를 기록한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단지 현장에 있었던 사건 사실의 기록인지
아니면 당시 핍박 가운데 처해있던 초기교회 시절
교인들 상호간에 비밀히 주고받았다고 하는
상징적 암호로 사용된 [물고기 익투스]의 약자로써
153을 쓴 것인지 학자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한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님의 말씀을 순종했을 때
얻어지는 결과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물고기 백쉰세 마리를 얻었으나
그물이 찢어지지 아니하였다는 말씀으로 이해하며
주님의 말씀을 순종하는 나의 신앙과 삶에서도
153의 축복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원드린다.


7. 사랑의 문답으로 나가기 위한 예수님의 준비[21:8-12]


갈릴리 바다로 다시 제자들을 찾아오신 예수님은
사랑의 문답을 통하여 베드로와 제자들을
사랑의 단계로 끌어 올리려는 중요한 목적을 가지고
찾아 오셨지만 아무리 중요한 목적이라도
이것을 받아 드릴만한 사람들의 마음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진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주님은 먼저 모닥불/숯불을 피워놓으시고
밤바다에서 추위에 떨고
옷이 젖은 저들의 몸을 따뜻하게 덥히며
옷도 말리도록 모닥불을 피워놓으시고

또 밤새도록 이어진 그물질로 배고프고 허기에 지친
저들의 배를 채워주시기 위해
떡과 고기를 준비하셨으며 거기에 더하여
이제 막 잡은 고기도 좀 가져오라고 하신다.

큼직한 떡[전병]을 찢어 나누어 주시며
갓 잡은 고기를 구워서 나누어 주실 때
제자들의 마음은 훈훈한 불길처럼 풀어졌고
이제 주님의 말씀을 받아 드릴만한 분위기가 되어서
이어지는 말씀은
주님이 여기 갈릴리 바다를 찾아오신
본래의 목적을 이루는 말씀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소구룹 에서나 교회 공동체 전체모임을 하기 전에
예수님의 준비처럼
먼저 사람들의 마음이 준비되도록
세세한 준비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이런 것들은 직접적인 말씀 사역이 아니더라도
말씀 사역이 빛을 보게 만드는 준비사역 들인데
모임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난방을 잘 준비하는 것이나
실내의 환기를 잘 시키는 것
그리고 따뜻한 차 한 잔이라도 준비하며
혼란한 마음 가운데 찾아온 이들을 위해
마음을 잔잔하게 가라앉혀주고
기도할 마음을 주는 좋은 음악 등을 준비하면서

나도 제자들을 위해 준비했던
주님의 세세한 마음을
나의 사역 가운데서 경험해 보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주님 !

제가 말씀 사역 뿐 아니라
말씀 사역의 효과를 위해
준비하는 세세한 일들 속에서도
주님의 마음에 닿아질 수 있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