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
▼ 마가복음 15:1-15
묵상내용
고난주간 네 째날
---------[ 마가복음 15장 풀어쓰기 묵상 ]--------
1.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막15:2]
유대의 종교 지도자들은 몇 일전 예수님이 군중들의 환호를 받는 왕으로
호산나 찬송 가운데 예루살렘에 입성했을 때 끔찍한 충격을 받은 듯 합니다
저들은 진정 유다의 운명을 생각하기 보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에
급급하여서 그 때 온 세상이 다 예수를 쫓는다고 포기할 뻔 했는데[요12:19]
뜻밖에 구원병으로 나타난 유다의 협력으로 쉽게 예수를 체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를 결박하여 끌고 빌라도에게 가 영특한 머리를 잘 굴려서
예수를 사형 시키기에 가장 적절한 죄목으로 고발하였는데
그것은 예수에게 반로마 제국의 반역을 도모한 반역죄를 뒤집어 씌어
자신을 "유대인의 왕"으로 자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반역죄로 체포되면 벤허처럼 평생 노예선에 가서 노를 젓다가 죽거나
가장 처참한 사형제도로써 십자가 처형을 당하거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는데
예수님은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질문하는 빌라도의 심문 앞에서 의외로
전혀 주저함 없이 " 네 말이 옳도다" 하심으로 더욱 빌라도를 놀라게 합니다
대부분은 자신이 살길을 찾거나 형을 감하기 위해서 자신에게 불리한 답변은
하지 않는 법인데 예수님은 어찌 된 영문인지 스스로 자신을 반로마 반역죄에
해당하는 형틀에 스스로를 옭아메고 있으니 빌라도 입장에서 보면
더 이상 심문할 것도 없이 사형으로 내몰 수 있는 상황인데도
빌라도는 예수를 살려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자신을 죽음으로 내모는 유대 공회의 고발을 조금도 피하지 아니하고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예수님의 모습 앞에서 그를 사형시키기 보다
도리어 살리려 애썼던 빌라도는 마침내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는
군중들의 소리에 져서 결국 예수를 사형에 내주게 되지만
위기 상황 앞에서도 전혀 두려움 없이 의연한 모습으로 모든 조작된 현실을
묵묵히 받아내는 예수님의 모습 앞에서 그는 어떤 경외감을 느낀것이 분명하며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 명패에 그나마 "유대인의 왕 나자렛 예수"라고
쓰게 한 것이 그나마 그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표현 이었던 것 같습니다[막15:25]
종교지도자들은 이 명패에 대해서도 항의하며 "자칭 유대인의 왕"이라고 써달라고
했지만 빌라도는 그들의 요청을 거절하고 내가 쓸 것을 쓰게 했다고 한 것을 보면
비록 예수를 내어준 그의 비겁함 속에서도 일말의 양심을 보게 되는것 같습니다
2. 유대인의 왕 예수를 내가 어떻게 하랴 [막15:12]
빌라도는 예수에 대한 시기심으로 똘똘 뭉친 종교지도자들의 고발에 따라
예수를 심문하면서 비록 예수가 자신을 "유대인의 왕"으로 자처하였어도
예수가 결코 로마제국에 해를 끼칠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심증으로 굳히고
어찌되었든 예수를 살려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명절의 전례를 따라 죄수 한 명을 놓아주는 것인데
이 역시도 종교지도자들의 사주를 받은 백성들의 아우성으로
기회를 주지 못하고 엉뚱한 바나바가 대신 혜택을 보게 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빌라도는 괴로운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 유대인의 왕,"예수를 내가 어떻게 하랴 "...독백을 쏟아내는데
예수를 앞에 놓고 괴로운 듯 쏟아내는 빌라도의 이 독백은
그 당시 뿐 아니라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동일한 독백을 하게하며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게 하는 것을 봅니다.
세계의 역사 년호를 AD와 BC로 갈라 놓으신 분명한 역사적 인물이 되는
예수 그리스도를 앞에 놓고
모든 사람들은 그의 말씀을 받고 그를 선택하여 그의 길에 설 것인지
아니면 빌라도처럼 예수를 인정하면서도 우유부단하다가
스스로 포기하는 길에 설것인지 그 선택은 모두 자신들에게 있는것 같습니다
3.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15:13]
아무 죄 없으신 예수님이 온 갖 모함과 고발에 휘둘리면서 내몰리는
오늘의 말씀 가운데서 가장 엄숙한 두려움으로 마음에 닿아지는 구절은
백성들이 외치는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입니다.
불과 몇 일전까지만 해도 나귀 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님에 대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호산나 찬송하리라도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외쳤던 군중들인데 어떻게 이렇게 변절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종교지도자들의 사주라고만 하기에는 백성들이 너무 가볍게 생각되는데
아마 여기에는 더 큰 이유가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그들은 몇 일전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보았던 영광스런 예수님이
지금 자신들의 눈 앞에 두 손과 두 발이 결박된 채 너무나 초라하게
빌라도의 심문대에 서 있는 것을 보고 한 마디로 기대가 무너진 것이며
속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며 화가 난 상태에서 외치는 소리로 들려집니다
----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 -----
예수님께 향한 반응이 하루 아침에 달라진 군중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주님을 상대하는 나의 모습은 아닌가....
그리고 저 목소리 속에 나의 목소리도 들어 있는 것은 아닌가 ....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군중들의 소리가 나의 귓전에 들려지면서
나는 오늘 내 신앙의 본질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자신을 돌아 봅니다
나는 오늘 주님을 섬기는 나의 신앙생활 가운데서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는 오늘 주님께 대하여 추구하고 바라며 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나는 예수님이 꼭 내가 바라는대로 되어지는
나의 예수님이 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닌지 ....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군중들의 소리에서 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기도하기
주님 !
주님을 믿고 섬긴다고 하면서도
내 눈은 외양적인 것에 머물러 있지는 않는지요
나는 주님을 내가 바라는대로만 되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닌지요
주님께 향하여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외쳤던 그 말이
이제는 거꾸로 나에게로 향하여져서
껍대기만 바라보았던 내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자 되게 하시고
나를 위해 결박된 자가 되신 주님을 사랑하는 자 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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