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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당/이사야

▼ 이사야 9:1-7 갈릴리로 가는 길(Road to the Galilee)

by 朴 海 東 2017. 8. 28.

갈릴리로 가는 길(Road to the Galilee)

이사야 9:1-7 갈릴리로 가는 길(Road to the Galilee)

묵상내용

갈릴리로 가는 길(Road to the Galilee)

어린 시절 내가 살던 동네는 그야말로 깡촌 이었다
대전에서 금산 방향으로 나가는 길가 변두리 마을 이었는데
6. 25가 발발하던 그 해 미군들이 부산 방향으로 후퇴할 때
인민군들이 먼저 이 마을로 들어와서 잠복하였고
길가의 미루나무를 잘라 다리 위에 걸쳐 놓아서
지나가던 미군 찝 차나 트럭들이 이 함정에 걸려들어
많은 차량들이 다리 밑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수많은 미군들이 포로가 되기도 했다는데
듣는 소문으로는 미 8군단장, 딘 소장의 찝 차도 여기서
고장을 일으켜 생포되었다는 동네 어른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가 하면 제주 4.3 사태 때 생포된 사람들(민간인들)이
대부분 빨갱이로 몰려서 대전 교도소에 수감이 되어 있었는데
6. 25 전쟁이 터지고 어떻게 처리할 방법이 없자
우리 동네 산골짜기로 끌고 와서 집단 사살시킨 장소가 되어서
우리는 그 골짜기 이름을 골랭이 골짜기라고 불렀고
가끔 이 곳을 지나갈 때 마다 사람의 뼈들이 보여서
지나 가기가 무섭기도 한 곳이 되었다,

우리 동네 그 골랭이 골짜기에서 산 하나를 넘어가면
옥천군 군북면 이라는 시골 마을인데 그 마을은
윤동주 시인이 시작을 위해 가장 배우고 싶어 했다는
천재 시인 정지용의 생가가 있고
박정희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기도 했다.

이 곳 사람들 역시 대전으로 나가는 지름길로 가려면
항상 산을 넘어 이 골랭이 골짜기로 지나가야 했는데
겨울이면 새끼를 꼬아서 파는 사람들이 새끼 두름을 지고
이 길을 지나곤 하는 것을 흔하게 보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 곳 마을은 농사짓기도 얼마나 팍팍했는지
대부분 농토가 검은 모래 흙 색깔을 띠고 자갈이 너무 많아서
마치 자갈 반, 흑 반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래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곳에 땅을 붙이고 살았는지
제법 오래된 동네였고 가까운 대전에서 삶에 지친 사람들이
간간히 흘러 들어와 터전을 잡는 것을 많이 보기도 하였다

산도 들도 강변도 모두 시커먼 땅과 자갈로 덮여있고
반반한 사람들도 찾아보기 힘든 이런 곳에서 살면서
나는 내가 사는 이 동네는 영원히 가난을 면치 못할 것이고
개발도 되지 못하는 빈촌으로 남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젊은 시절 떠났던 이 동네를 언젠가 다시 찾아 와서
내가 다니던 교회를 방문하였을 때 정말 깜짝 놀라게 되었다

이전에 초라하기 그지없던 교회당은 너무 아름답게 지어졌고
교회를 중심으로 그 동리에 고급스런 아파트들이 들어차서
언제 이곳이 희망이 없는 빈촌이었던가를 의심 할 만큼
놀랍게도 화려하게 빛나는 동네로 변화 된 모습 이었다.

이사야 예언의 한 장면을 다루고 있는 오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내가 이렇게 서두부터 길게 우리 동네 이야기를 쓰게 된 것은
오늘의 말씀을 시작하는 이사야의 예언 지평이
멀리 메시야 시대를 내다보면서 그 날에 멸시를 받았던 한 지역에
큰 빛이 비쳐오고 그 그늘진 땅이 놀랍게 변할 것을 가리키는 것이
흡사 내가 살던 마을을 연상하게 하는 것 같아 이렇게 적어 보았다.

전에 고통 받던 자들에게는 흑암이 없으리로다.
옛적에는 여호와께서 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이
멸시를 당하게 하셨더니 후에는 해변 길과
요단 저쪽 이방의 갈릴리를 영화롭게 하셨느니라.
흑암에 행하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사망의 그늘진 땅에 거주하던 자에게 빛이 비치도다.[9:1-2]


주전 8세기 선지자 이사야는 북 왕국 이스라엘의 선지자도 아니고
남 왕국 유다에 속한 선지자 이었는데 특이한 것은
메시야 시대를 내다보는 그의 예언이 자신의 삶의 터전도 아닌
북 이스라엘의 갈릴리 지방을 겨냥하면서 더욱 특별히
옛적에 스블론과 납달리 땅이었던 이방의 갈릴리 지역을 지목하여
그 고통 받고 멸시 받으며 흑암에 거하고
사망의 그늘진 그 곳에 빛이 비쳐 오리라는 놀라운 예언인 것이다.

이 예언 그대로 메시야 시대가 도래 하여
예수님이 사람의 아들로 이 세상에 오셨을 때
이사야의 이 예언이 그대로 적중되어
놀랍게도 이 곳 갈릴리 빈촌의 사람이 되어 사신 것이며
그가 서른 살쯤 되어 공생애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도
화려한 수도 예루살렘이 아닌
이곳 빈촌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갈릴리로 가서
사역의 중심으로 잡고 복음 사역을 하셨다는 점에서
오늘의 말씀이 놀랍게 성취되는 것을 엿보게 된다.

묵상적용

주님의 제자 마태는 오늘의 말씀에 소개되는 이 멸시받는 땅
요단 서편 이방의 갈릴리 지역에
예수님이 의도적으로 찾아가사신 것에 대하여
이것은 이사야의 예언을 성취하기 위하여
이렇게 하신 것이라고 기록하였는데[마4:12-16]

왜 이 땅 갈릴리가 이렇게 천대박고 멸시받는 땅이 되었는가는
역사적으로도 고증이 되는 바, 므깃도 지역을 포함하는 이 곳은
이스라엘의 왕국 시대 이후로 전쟁이 발발할 때 마다
항상 이 곳에서 충돌이 발발하게 되기 때문에
전쟁으로 말미암은 상흔이 깊이 베인 곳이 되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북왕국 이스라엘과 남 왕국 유다 사이의 전쟁에서도 그랬고
후에는 국제 전쟁으로 북방 세력 앗수르나 바벨론이
남방 세력 애굽과 충돌하게 될 때도 항상 이 곳 갈릴리는
지형상 두 세력이 충돌하는 비참한 전쟁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시체가 널려지고 매장되었으며
부상을 당하여 병신이 된 사람들,
그리고 전쟁고아와 과부들이 양산되는 이 지역은
사망의 그늘진 땅이 되었기에
그 누구도 가서 살기를 꺼려하는 지역이어서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들어와 사는 지역이 되었는데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이 메시야로 오셨을 때
다른 지역도 아닌 바로 이곳 갈릴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셨고 또 후에도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이 곳에 사역의 터전을 삼으시고
(물론 가끔 유대 지역과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기도 했지만)

그의 유아기/소년기/청년기가 바로 이곳 갈릴리에서 보내셨고
또 이 곳 천대받는 갈릴리 출신이 되어 사셨다는 점에서
오늘 주신 이사야 예언이 얼마나 놀랍게 성취되었는지를 보게 된다.

가난한 사람들, 천대받는 사람들, 사망의 그늘에 앉은 사람들이며
멸시 받는 사람들의 땅 갈릴리를 묵상하는 이 아침
예수님이 생애 대부분을 사셨으며 사역의 중심으로 삼으셨던
바로 이 갈릴리는 나에게 무슨 의미인 가를 생각해 보게 되며

내가 예수님의 자취를 따라 찾아가야할 이 갈릴리는 어디인가
이 아침 마음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이 갈릴리는 내가 늘 마음에 두고 NK 선교를 위해 찾아가는
선교지가 되기도 하고 궁극적으로는
사망의 그늘진 땅 - N.K [North Korea]가 되기도 할 것이며
또 현실적으로는 나의 도움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보게 되는데
바로 이 점이 내가 지금 섬기는 교회라고도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마음의 지경을 넓혀 더 멀리 생각해보면
오늘도 사망의 그늘에 앉은 땅 이방의 갈릴리처럼
어둠 속에 방황하는 영혼들이며
힘든 세상살이에 마음이 무너진 사람들 그리고 자살하는 것 외에는
달리 살아갈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찾아가는 것이
곧 이방의 갈릴리로 찾아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생각해보게 된다.

오늘의 말씀 첫 구절은 이처럼 전에 고통 받던 자들에게
다시 흑암이 없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이는 이들이 복음의 빛 안에서
그들이 충만한 위로와 평안을 얻을 것을
이렇게 약속해 주신 것으로 받아 드린다.

주님
오늘 내가 주님의 심장을 대신하고
주님의 발걸음을 대신하여
이방의 갈릴리로 가게 하옵소서.
주님께서 증명해주신 천국 복음의 능력으로
저들을 어둠에서 빛으로
절망에서 소망으로 이끌 수 있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