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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당/* 레위기*

레위기 10:12-20 차마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수 없었다

by 朴 海 東 2019. 8. 29.

차마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수 없었다

레위기 10:12-20 차마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수 없었다


어느덧 무더웠던 여름도 한 풀 꺾이고
조석으로 알싸한 가을 찬바람이 시작되는 
지금은 여름의 끝자락, 
낼 모레가 지나면 구월이 열리고 
이제 찬란한 풍경들이 만들어지는 
가을! 그 행복한 날들을 기다리면서 
오늘 주신 생명의 말씀을 엽니다.

[한절 묵상 10:19- 
차마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수 없었다]

아론이 모세에게 이르되
오늘 그들이 그 속죄제와 번제를 여호와께 드렸어도
이런 일이 내게 임하였거늘[두 아들의 죽음]
오늘 내가 속죄제물을 먹었더라면
여호와께서 어찌 좋게 여기셨으리요.[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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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제물 중에서 제사장 자신과 백성을 위한 속제제물은
그 피를 회막 안으로 가져가 휘장에 뿌리고 제물은 불살랐으나
족장과 평민들을 위한 속죄제는 [4:22-35]
그 피를 성소 안으로 가지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므로 
그 속죄 제물은 제사장들이 거룩한 곳에서 먹으라고 하셨다. 
[ 6:26. 7:6. 10:18]

아론의 두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하루 한 날 죽어나간 그 날에
모세는 속죄 제물로 드려진 염소를 찾았는데 보이지 않자
이미 불살라 버린 것을 알고 노하며 규례를 어겼다고 책망한다.

이에 대해 규례를 뛰어넘는 아론의 진솔한 발언이 
규례를 어겼다고 방방 뛰는 모세의 노를 잠재우고
그도 아론의 말에 수긍하며 그 말을 좋게 여겼더라로 마치고 있다. 

오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때로 하나님 앞에서 
법과 규례에 매이지 않는 예외적 상황이 있다는 것을 본다
모세의 말대로 속죄제로 드린 어떤 제물은
하나님께서 제사장들에게 주신 응식이었는데 
이는 백성을 대신해 제사를 드리는 제사장들의 수고를 알아주고
그들의 먹고 살아가는 일상을 책임져 주시는 하나님의 배려였다.

그러나 아론의 두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죽은 그 날에 
아론은 마땅히 자신들의 몫으로 차지할 수 있는 염소 고기를 
먹지 않고 불살랐는데 이는 법과 규례를 몰라서도 아니고
자기의 두 아들을 데려가신 하나님께 대한 항의도 아니라
아무리 맛있게 구운 염소고기라 하여도 
하루아침에 두 자식을 잃은 아비의 슬픔으로써 
차마 그 기름진 고기 조각이라도 목구멍에 넘어갈 수 없음으로
태워버렸다고 하는 자식 잃은 아비의 절절한 심정을 말한 것이다

아론의 이 행위는 겉으로 보기에는 법과 규례의 위반이었지만 
그러나 우리 하나님은 법의 잣대로만 들이대시는 분이 아니어서
법과 규례 이전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슬픈 아론의 마음을 다 헤아리시고 동정하시며 그냥 넘어가신 것을 
모세 역시 아론의 그 말을 좋게 여겼더라는 한 구절 속에 다 품고 계신다.

법과 규례 이전에 마음의 동기와 이유를 살피시는 하나님의 이 마음이
마침내 자기 아들의 목숨까지도 우리 죄를 위해 내어주시고
아론처럼 그 슬픔을 삼켜야 하셨던 고통을 헤아려 보게 한다. 

지난 해 가을 이었던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할 때 
많은 경제 사절단도 함께 동행 하여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는데
그 때 예정된 남북경제 회담 시간이 좀 지체된 듯 
북한의 대남 선전부장인 리선권이 식당으로 찾아와 
지금 상황이 시급한데 냉면 가락이 목구멍으로 넘어 가냐고 한 말 때문에
뒤늦게나마 언론이 보도하고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었다.

그의 말이 무례하여서 야당에서는 통일부 장관을 해임하라고까지 했지만
한 편 그의 생각에는 굶주림에 허덕이는 북한 동포들의 입장에서 
속히 경제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얻고 싶은 마음이 그렇게 나온 것 같다.

냉면 가락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  --- 리선권 ---
차마 고기 조각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수 없었다. ---아론---

오늘 우리 주변에도 너무 충격적인 슬픔을 당하여서 
차마 밥 한 술이라도 목구멍으로 넘길 수 없는 사람들이 있는데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시며
나는 그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오늘 주신 말씀 속에서 충분한 해답을 찾아보게 된다. 

주님!
당면한 슬픔이 너무 커서
밥 한 술도 
목구멍으로 넘길 수 없는 사람들에게 
범과 규례를 뛰어넘는 
인애와 사랑으로 행할 수 있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