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약성서당/* 요한복음 *

요한복음 18:15-27(2) 베드로의 실패에서 배우는 것

by 朴 海 東 2020. 3. 8.

베드로의 실패에서 배우는 것

요한복음 18:15-27


부활주일을 앞두고 40일간 이어지는 사순절 기간은
봄으로 들어가는 계절이지만 유난히 꽃 샘 추위가 매섭다. 

하나님이 인간 예수로 이 지구별에 찾아오셔서 
한 세대(30여년)을 살고 가시면서 마지막 해가 되는
AD 30년 봄, 유월절기도 이미 봄이긴 했지만
아직은 쌀쌀한 날씨이고 일기온 차가 심해서 그랬는지 
예수를 체포하여 데려간 전임 대제사장 안나스의 마당에는 
추위를 녹이는 모닥불을 피우고 사람들이 둘러 앉아있었다.

어둔 밤의 장막을 배경으로 하고 모박불에 비쳐진
사람들의 얼굴이 드러났을 때 베드로는 그의 부리 부리한 눈과  
특유의 턱수염 때문에 그랬는지 금방 인상착의가 드러났고
너도 예수와 한 패가 아니냐는 사람들의 질문을 받는다. [18:25]

너도 이 사람의 제자 중 하나가 아니냐? [18:17]
너도 그 제자 중 하나가 아니냐 [18:25]
네가 그 사람과 함께 
동산에 있는 것을 내가 보지 아니하였느냐[18:26]

그런데 베드로의 마음을 사정없이 후들리게 만든 이 질문은
이미 요한의 도움으로 이 집의 문을 들어설 때 부터
주님의 예고처럼 새벽 닭이 울때까지 [눅22:34]
연속적으로 세 번이나 받은 질문이 되었다. [18:17] 

1. 나는 아니라, 나는 아니라, 나는 아니라니까 (I,m not)

예수님이 체포되어 첫 번째로 호송되어간 안나스의 뜰에서
베드로가 마치 짖굿은 질문처럼 무려 세 번씩이나
"너는 누구냐"는 질문 공세에 시달리게 된 것과 
그 때 마다 "나는 아니라"라고 한 답변을 여기 복음서에서 
세 번씩이나 기록한 것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1) 나는 아니라(오우 에이미)

바로 앞선 문맥에서 예수님이 원수들 앞에서 증언하신 
 "에고  에이미(I"am 나는 ~ 이다)와 비교 되는 것으로써 
요한은 성령의 감동 가운데 이 말씀을 기록하면서 
이러한 베드로의 예수 부인을 통해 이 글의 독자들에게
꼭 전달하고 싶은 교훈적인 메시지가 있는 것 같다. 

예수님의 에고 에이미(나는 ~ 이다)와 
베드로의 오우 에이미(나는 아니다)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대치 문구 속에서
1등 수제자 베드로의 신앙과 충성 다짐 맹세는 어디가고
한 없이 초라해진 또 다른 베드로를 보게 되는데  
다른 복음서에서는 베드로가 이 곤혹스런  위기를 벗어나고자
예수를 저주하며 맹세까지 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막14:11]

요한을 비롯하여 마태 마가 누가와 같은 모든 복음서 저자들이
이 치욕스러웠던 베드로의 실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기실 베드로의 약점과 치부를 드러내려고 기록했다기 보다는 
이처럼 베드로같은 훌륭한 대 사도 조차 무너졌다면
너도 이만하면 섰다고 생각하는 어떤 순간에든지 
넘어질까 조심하라는 경계심을 불러일으켜 줌과 동시에 

오늘 나의 신앙과 다짐이 나의 충성 맹세나 헌신의 결의
또는 나의 어떠함에 좌우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혹 쓰러지더라도 나를 일으켜 주시는 주님의 기도와[눅22:32]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한다.

더불어 요한이 에베소에서 목양하면서 이 복음서를 기록한 AD 95년경
기독교에 대한 유대교의 박해와 로마제국 산하 모든 나라와 지역에서 
조직적으로 펼쳐진 박해 때문에 배교자들이 생겨나기도 하고
배교한 자들에 대한 교회의 후속처리가 민감한 사안이 된 그 시대에
교회를 대표했던 베드로의 실수에 대한 요한의 기록은 
당시 이런 문제들을 이해하고 처리하는데 나름 의미가 있었던 것같은데
그것은 곧 연약한 자들에 대한 옹서와 회복의 메시지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 이 묵상의 글을 올리면서 나에게도 떠오르는 쓰라린 기억이 있다.  
나는 주님을 직접 부인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선교지에서 공안 경찰 안전부에 잡혀갔을 때
너의 종교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며 네가 예수 믿는 사람이냐고 
질문받았을 때 감옥으로 갈 것을 각오하면서도 바르게 답변하였다)
 
그러나 내가 물질적 도움을 받았던 선교지의 어떤 사람들 앞에서
내가 처한 상황과 체면 때문에  (정말 별 것도 아닌 )
정말 사소한 거짓말 이지만 나의 체면 때문에 거짓말을 했었던 
쓰라린 기억과 또 그 거짓말이 금방 뽀롱날 수밖에 없었던 것을
가슴 쓰린 아픔의 기억 저편에서 떠올리면서 
여기 기록된 베드로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말씀으로도 가슴 깊이 받아드린다.


주님!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에고 에이미 (나는 ~ 이다)라고 
당당히 말씀하셨던
그 진실을 내가 배울 수 있게 하옵소서

나는 통이 큰 사람은 되지 못해서 
큰 것에 대한 거짓말은 하지 못하는데 
작고 사소한 것에서 진실하지 못하고 
양심을 속이고 넘어진 때가 있었습니다 

주님! 
내가 안나스의  뜰에 있었던 바로 그 베드로 입니다 
정직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을 불쌍히 여겨주시고 
가장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 부터도  
오직 진실 위에서만 나 자신을 세워갈 수 있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