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문안 인사 서른일곱 명의 명단에서 배우는 것
로마서 16:1-16
어느덧 로마서 묵상도 마지막 장인 16장까지 왔다.
긴 장마로 무덥고 습했던 지난 팔월은 로마서와 함께 한 셈이다.
오늘 2020년 8월 30일 또 다시 맞이하는 주일은
코로나 방역이 2.5단계로 격상되어
모든 교회들이 비대면 예배를 드려야 하는 날이기도 하다.
오늘의 말씀 로마서 16장을 묵상하면서
바울의 로마서 편지 마지막을 장식하는 문안 인사로써
서른일곱 명의 이름을 언급하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써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첫째로는 바울이 잘 아는 사람들이기 이전에
이들은 주님이 잘 아시는 사람들이며
그 이름들이 하늘 생명책에 기록된 이름 들이고
둘째로는 주님의 복음을 위하여
함께 고생하고 동역한 영광스런 이름들이며
천국에서 바울과 함께 같은 상을 받을 사람들로서 의미가 있다.
셋째로는 바울의 선교 동력과 성공은 개인적인 능력보다
주변의 동역자들을 주님의 일꾼으로 세우고 함께 일하는 가운데
주님 안에서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이루며
지도력을 발휘했다는 것을 엿보게 하는데
이것은 또한 오늘 내가 주님의 일을 이루어가는데 모델이 된다.
바울이 기록한 서신서들 가운데 문안 인사 내용 중에
이렇게 많은 이름들이 언급된 곳은 없는 것 같은데
신기한 것은 바울 자신이 직접 개척한 교회도 아니면서
마치 자신이 개척한 교회 이상으로 친숙함을 가지고
안부를 전할 수 있는 것은 어떤 배경에서 가능한 것일까?
모든 길은 로마로! 라는 말이 통했던 그 시대에
세상의 중심으로 여겨졌던 이 로마시에는
바울이 로마시 밖에 있는 로마 제국 전역에서 복음을 전하면서
만나게 되었던 사람들 또 같이 동역했던 사람들 다수가
로마로 이주하게 되면서 로마교회의 구성원들이 되었다는 것과
또 오늘의 말씀에서도 "나의 동역자들"이라고 밝힌
브리스길라 아굴라 부부 같은 이들은 본래 로마교회 소속으로써
글라우디오 황제 때 유대인 추방령으로 고린도로 이주했다가
그곳에 선교하러 온 바울을 만나 동역하게 되었으니 [행18:1-3]
바울은 이들 부부를 통해서도 로마교회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제 로마서 16장에 나타난 37명에 대해 모두 언급할 수는 없지만
문안 인사에 나오는 어떤 사람들의 감동스런 이야기들 속에서
이 아침, 내게 주시는 은혜를 사모하면서 그 이름들을 불러 내본다.
1. 겐그리아 교회의 일꾼으로 있는 우리 자매 뵈뵈 [16:1-2]
여기서 겐그리아는 아테네와 고린도 사이를 연결하는 항구도시로써
우리와 일본 사이에 대한해협이 있고 부산항이 관문인 것처럼
겐그리아는 해상교통의 중요 거점이었는데 이 겐그리아의 뵈뵈 집사는
빌립보의 교회의 큰 손 루디아처럼 이곳 요충지에서 사업을 하면서
바울과 많은 복음의 동역자들의 보호자가 되었는 점에서 관심이 간다[16:2]
바울은 고린도 선교지에 왔을 때 처음엔 텐트 메이커로써 자비량하면서
선교하였으나 고린도의 허다한 무리가 주께 돌아오고 사역이 커지면서
자비량 선교가 어려워지면서 뵈뵈 집사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바울이 편지 마지막 장에서 가장 먼저 로마교회 성도들에게 그녀를 천거하며
합당한 예절로 그녀를 영접하라고 하며 필요한 바를 도와주라고 한 것을 보면
그녀는 바울이 이 편지[로마서]를 쓰고나서 예루살렘으로 떠난 후
그녀에게 맡겨진 이 편지를 가지고 아드리아해를 건너 이태리 반도에 닿았고
또 머나먼 육로를 따라 로마교회까지 가서 편지를 전했다는 것을 엿보게 한다.
오늘 우리 시대 성경 속의 보석으로 일컬어지는 이 로마서가
이처럼 겐그리아 교회의 여집사 뵈뵈라는 한 자매의 손길을 통해 전달되어
오늘 우리[나]의 손에까지 사본으로 들려지게 되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세상에는 그냥 평범하게 지나칠 수 있는 심부름 한 번이
때로는 이렇게 위대한 일들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게 된다.
여집사 뵈뵈 자매를 통해 배우게 되는 또 다른 사실은
1세기 당시는 여성들의 인권이나 지위가 보장받을 수 없는 시대였는데도
교회는 이미 여성들이 전면에 나서서 복음을 위해 크게 쓰임 받는 것을 보며
인류 역사에서 여성 인권신장도 기독교로부터 시작된 것을 엿보게 된다.
적용하기
2. 나의 동역자들인 브리스길라와 아굴라[16:3-5 a]
이들 부부와 선교사 바울이 첫 인연을 맺은 것은
바울의 고린도 선교에서였다. [행18:1-3]
이들은 글라우디오 황제 때 유대인 추방령에 따라
고린도로 이주하였는데 여기서 바울을 만나 평생 동역자가 된 것은
과연 주님께서 주도하신 섭리적 만남이 아닐 수 없다.
주님은 때로 내가 보기에 불행하게 보이는 일들도
이렇게 아름다운 결과로 유도하시는 분이시며
그 안에서는 어떤 사소한 일 하나도 의미 없는 것들은 없게 하신다.
왜 바울은 이 부부에 대해서 나의 동역자들이라고 하는가?
바울이 2차 세계 선교 여정에서 고린도 사역을 마치고 귀환할 때
이 부부도 함께 떠나 동행하게 되는데[행18:18]
바울이 선교 전략상 눈여겨보아 두었던 에베소에 이르렀을 때
의도적으로 이 부부를 떨어뜨려 놓는다. [행18:19]
바울의 3차전도 여행에서 3년이라는 기간을 보내며
심혈을 기울이게 되는 곳은 바로 이곳 에베소인데[행20:31]
바울이 다시 이곳 에베소에 도착하기 전
이 부부는 에베소 교회 개척의 기초를 놓았고
심지어 당시 유명한 성경학자 아볼로가
에베소 회당에서 한 강연을 듣고
그가 복음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부족한 것을 알고
데려다 더 자세하게 풀어 설명해 주기도 한다[행18:26]
이들 부부는 바울의 에베소 사역이 본궤도에 올랐을 때
다시 원 거주지였던 로마로 돌아간 것 같은데
여기 로마서 마지막 장에 다시 언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들 부부는 바울에게서 배운 복음의 영향력을
로마교회에서도 잘 발휘한 것으로 보이며
특별히 “저의 집에 있는 교회에도 문안하라”는 말 속에는[16:5]
자신들의 집을 교회 공동체의 회집 장소로 내놓고 개방하여
사용하게 한 것으로 이들 부부가 주님과 복음을 위하여
얼마나 많이 헌신한 아름다운 일꾼들인지 짐작케 한다.
오늘 우리 시대처럼 자녀의 좋은 학군을 위해서라던가
부동산 투기의 차액을 얻기 위한 이주[이사]가 아니라
기꺼이 그리스도와 복음을 위한 순례자 인생이 되어
바울에게 복음의 동역자가 되어주며 이사도 자주 하였던
이들 부부의 이야기는 주님 앞에서 진정한 헌신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한다.
3. 서른일곱 명 이름들 속에 보이는 어떤 특징들
1)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호칭을 받은 이름들:
(1) 에베네도[16:5b.]
(2) 암블리아[16:8]
(3) 스다구 [16:9]
2) “많이 수고하는 사람”의 호칭을 받은 이름들:
(1) 마리아[마리아는 헬라식이고 셈어로는 미리암이다] [16:6]
(2) 드루배나와 드루보사 와 버시[16:12]
3) 바울의 친척으로 로마교회에 출석한 이들
(1) 안드로니고와 유니아[16:7]
(2) 헤로티온[16:11]
바울은 다메섹에서 주님을 만난 후 유대교에서
기독교 개종자가 되었고 즉시로 복음을 전하다 살해 위협을 당해
갈라디아 남동부 다소에 있는 그의 고향으로 가게 되는데 [행9:30)
유대교와 율법에 열심인 그의 가문에서도 반대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친척들 중에도 그의 전도를 받고
예수 믿는 사람들이 생겼고 이들이 로마 교회의 일원이 된 것같다.
4) 노예이면서 이 교회에 출석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
(1) 아리스도불로의 권속들[16:10]
(2) 나깃수의 가족 중 주 안에 있는 자들[16:11]
노예제도가 보편화 되어 있던 그 당시
한 주인이 많은 노에들을 거느리기도 했는데
주인이 예수를 믿음으로 함께 믿음을 갖게 된 노예들로 보인다.
5) 자신의 집을 가정 교회로 개방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
(1) 브리스길라와 아굴라[16:5]
(2) 아순 그리도와 블레곤과 허메와 바드로바와 허마와 및
그들과 함께 있는 형제들[16:14]
(3) 빌롤로고와 율리아와 또 네레오와 그의 자매와 올름바와
그들과 함께 있는 모든 성도들[16:15]
초기교회는 대부분 가정 교회들이었다
한 사람이 자기 집을 개방하여 회집 장소로 사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지역 교회가 태동하게 되는데
지금 코로나 판데믹으로 교회 회집이 어려운 시기에는
어쩌면 이런 가정 교회들이 더욱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6.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의 어머니[16:13]
바울이 언급하는 이 루포와 그의 어머니는
마가복음 15:21절과도 연관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거기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 “구레네 사람 시몬”이 나오기 때문이다.
구레네 사람 시몬은 예수님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로 향할 때
체력이 소진되어 억지로 대신해서 십자가를 지게 된 사람인데
후에 그와 그의 가족은 이 사건을 계기로
예수님과 십자가의 복음을 깨닫게 되고 로마교회의 일원이 된 것같다.
그런데 여기서 구레네 사람 시몬과 큰 아들 알렉산더가 빠진 것은
그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것이었을까(?)
바울은 루포의 어머니를 나의 어머니라 부름으로
주님을 대신하여 이 가정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표시하고 있다.
기도하기
바울 사도의 편지 문안 인사에서 보이는
우리 말로 발음하기에도 어려운 서른일곱 명의 이름을
다 열거할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이 언제라도 기독교의 핍박에 직면할 수 있던 그 시대에
주님을 믿고 섬기는 헌신 된 그리스도인들로써
그 시대 바울의 가슴 속에 별처럼 남겨져 있는 이름들이며
주님이 알아주시고 기념해 주시는 이름들로써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또한 오늘 내가 출석하는 교회에서
그 교회가 대형교회이던 로마서 16장에 여러 번 언급된
자그마한 가정 교회 형태이든지 불문하고
주님은 교회에 속한 성도들의 모든 사정을 아시며
그들의 섬김과 봉사도 아시고
그들이 어떤 어려운 처지에서 나오는 것도 아시며
그들을 아끼시고 어여삐 보시고 품으시는
주님이 사랑하시는 성도들이라는 것을
바울의 가슴을 울려서 써낸 이 문안 인사 속에서 느끼게 한다.
주님!
로마 교회를 향한 바울 사도의 가슴 속에
아름다운 인연으로 남겨진 사람들의 이름처럼
나의 이름도 주님이 영원토록 기념해 주시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남겨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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