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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당/예레미야

예레미야 26:16-24(2) 필사즉생, 피생즉사 (必死則生 必生則死)

by 朴 海 東 2020. 9. 2.

필사즉생, 피생즉사 (必死則生 必生則死)

예레미야 26:16-24

 

[必死則生 必生則死]
 
우리나라 정치역사에서 20여 년간 이어진 군사 독재 시대에는
말 한 번 잘못하는 것만으로도 남산 정보부로 잡혀가
쥐도 새도 모르게 죽거나 곤욕을 치루는 시대가 있었다.
나의 선배 박**목사는 70년대 후반 도쿄 탱커의 기관사로 승선해서
돈도 잘 벌고 승승장구 잘 나가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승선한 선박의 당직 근무실에서 몇 사람과 함께 
당시 유신헌법으로 장기 집권 중인  박정희 정권을 비판한 것 때문에
이것을 들은 사람의 고발로 배가 인천항에 도착하자마자
중앙정보부에서 나온 두 사람에게 잡혀가 1년간 감옥살이를 하면서
빨갱이 자백을 받아내려는 수단으로 악용된 
전기 고문을 비롯한 여러 모진 고문을 받아 가며 몸이 다 망가졌는데
그는 여기서 풀려나기 위해 부산에 사 두었던 집 두 채를 
변호사 비용으로 다 쓰고 간신히 살아나왔을 만큼 무서운 시대였다.

일반 평민의 삶도 이러했다면 당시 군사 독재를 청산하기 위하여
죽기를 각오하고 나섰던 민주화 인사들의 고통이 어떠했겠는지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지금도 서대문 형무소에 가보면 당시 민주화 과정에서 감옥에 갇혀
고통 받았던 사람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으니 참고할 만하다.)
 
오늘 우리 시대에 주어진 민주화의 열매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앞선 시대에 바른말을 할 줄 알았던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민주화 과정에서 억울하게 고통받은 사람들의 희생 위에서 
오늘 우리 시대 자유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고 언론의 자유가 주어지니
독재 시대에는 자기 몸 사리느라 한마디도 못 했던 언론이나 사람들이
이제는 너도나도 나서서 함부로 쏟아내는 말과 글의 공해를 보게 되는데 
민주화 과정에서 죽기를 각오하고 나섰던 사람들과 비교 되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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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제목으로 쓴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는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속 1597년 9월 15일 자에 나오는 구절로 
명량해전을 하루 앞두고 장수들에게 당부한 내용 중 하나로써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려고 하면 죽는다는 의미인데 
이미 공관복음에 들어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마16:25. 막8:35. 눅9:24]

오늘 말씀을 읽으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자들의 자세에 따라
하나님의 말씀이 빛나기도 하고 부끄러움 당하기도 하는 것을 보는데
대체로 악한 왕의 시대에 활동하는 선지자들은 
자신을 목을 내어놓고 사역하는 
필사즉생 픽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의 정신을 갖지 않으면
차라리 선지자로 아니 나서느니만 못한 모습을 보게 되는 것 같다. 

악한 왕 여호야김 시대가 바로 선지자들의 목을 요구하는 시대였다
선지자 우리야는 예레미야와 동시대의 선지자로 
같은 하나님의 심판의 매시지를 전한 선지자로 나서게 된다. 
그러나 그는 그가 전한 하나님의 말씀 때문에 살해의 위협을 당했을 때 
애굽으로 도망갔고 왕이 보낸 자객들에게 추적을 받고 잡혀 와 
왕의 칼에 맞아 죽었으며 그의 시체가 평민의 묘실에 던져지게 된다. 

반면 예레미야는 같은 왕의 시대에 같은 하나님의 심판 매시지를 전했고 
같은 살해의 위협을 당했으나 필사즉생의 정신으로 살아남았고[26:14-15] 
하나님의 말씀을 권위 있게 하고 빛나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나님께서 사반의 아들 아히감의 손으로 예례미야를 보호하게 하셨다)

"보라! 나는 너희 손에 있으니 너희 의견에 좋은 대로 하려니와
너희는 분명히 알라 너희가 나를 죽이면 
반드시 무죄한 피를 이 성과 이 성 주민에게 돌리는 것이나라
이는 여호와께서 진실로 나를 보내사 
이 모든 말을 너희 귀에 말하게 하셨음이라.- 렘26:15-“
(바로 이 대목에서 예레미야의 선지자적 기백과 기상이 빛난다.)

예레미야는 하나님께로부터 보냄을 받은 분명한 소명의 확신이 있었고 
전달받은 분명한 메시지가 있었음으로 
하나님의 말씀과 운명을 함께 하고자 하는 담대함을 가질 수 있었다.
그는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의 정신에 
자신의 장래와 운명 그리고 자기 영혼과 생명을 던진 사람이었다.

적용하기

예레미야 시대에 많았던 선지자들의 세계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운명을 함께 하는 선지자와 
그렇지 못한 선지자의 극명한 대조를 보여주는 것처럼
오늘 외치는 자 많은 이 시대에 
참 선지자/ 바른 말씀 전달자의 길을 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교훈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나는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말씀을 빛내기 위하여 
자신의 인생과 삶은 망가져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인가?
나는 하나님의 말씀과 운명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인가?

패역한 시대에 자신의 소신을 굽히고 
떡 한 조각, 은 한 조각을 얻기 위해 현실과 타협하고 
시류에 편승하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부끄럽게 하는 자는 아닌가?

주님!
악한 시대에 등장했던 예레미야를 통해 
참 선지자의 기상이 무엇인지 보게 하시고
도전받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담긴 영광과 권위를 빛내기 위해 
필생즉사, 필사즉생의 각오로 나섰던 예레미야처럼 
내가 주님의 말씀과 양심을 따르는 것 때문에  
가난과 고난과 위협당하는 쪽을 선택해야 할 때에
말씀과 운명을 함께 할 수 있는 
옛 선지자들의 기상을 그대로 따를 수 있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