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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서당/* 마가복음 *

마가복음 14:1-11 사랑과 기회

by 朴 海 東 2015. 12. 4.

사랑과 기회

마가복음 14:1-11

묵상내용

오늘 아침도 나는 여느 때처럼 말씀을 펼치면서
내가 읽는 오늘의 말씀이
나에게 말을 걸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읽고 또 읽어 본다

본문의 말씀을 두 번, 세 번 읽어보면서
오늘의 말씀이 내게 말을 걸어주고
내 마음에 남겨주는 묵상의 씨알은 "사랑"이다.

예수님의 죽음을 이틀 앞에 놓고
한 여인이 예수님께 바친 사랑에 필이 꽂히면서

너는 이런 사랑을 해 본적이 있느냐....(?) 혹은
너는 이런 사랑을 받아 본적이 있느냐..(?) 묻는것 같다

세상 저쪽 끝에서 불어온 바람이 꽃에게 닿아서
세상 저쪽 끝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가는 것처럼
말씀 속에 담기신 바람 같은 성령님께서
이 천년 전 베다니 문둥병자 시몬의 집에서 있었던
어떤 사랑의 이야기를 내 영혼에 속삭여 주시는 것 같다

모든 복음서의 원복음되는 마가복음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예수님께 받쳤던
한 여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요한복음에서는 이 여인의 이름이 "마리아"라고 밝힌다

요한복음 12장에서는 발에 부어진 향유를
그녀의 머리카락을 풀어 씻은 것으로 기록되었는데
마가복음과 비교해서 이해해보면
아마 그 때 머리에 부어진 향유가 옷깃을 타고 흘러
발등상에 까지 흘려진 것을 머리카락으로 씻음으로
마리아는 예수님의 임박한 죽음을 앞에 놓고
어쩌면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를 포착한 듯
자신이 예수님께 표현하고 싶은
지고지순한 마음의 사랑을 표시한 것으로 이해된다.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예수님께 바쳐진 한 여인의 사랑이
회화적 이미지로 마음에 닿아지는 이 아침
나의 영혼도 성령의 바람을 타고
이천년 전의 그 현장으로 가보게 되는데

이 지고 지순한 사랑을 이해하지 못해서
예수님의 발에 깨트려진 비싼 “나드” 향유를
허비라고 분노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말을 가로막고 이 여인을 보호하시며
그녀가 표현한 사랑의 행위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밝혀주신
예수님의 말씀이 이 아침 가슴 깊이 닿아진다.

그는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례를 미리 준비 하였느니라 [14:8]


헬몬산을 가까이 바라다보는 가이샤라 빌립보에서부터
십자가가 기다리고 있는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마지막 전도여정 내내
예수님은 닥쳐올 자신의 죽음을 언급했지만
마음이 둔감하여 닥쳐올 현실을
현실로 받아 드리지 못한 제자들과 비교해서

마리아는 곧 닥쳐올 예수님의 죽음을
주님의 말씀으로 뿐 아니라 섬세한 여인의 감성으로
미리 감지하고 이러한 행위 예술 같은 사랑으로
예수님께 향한 사랑의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된다.

노동자들의 일 년 품삯과 맞먹는 비싼 나드 향유를
아낌없이 깨트려 예수님의 발에 부은 이 여인의 모습이
마음을 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지나친 낭비로 보이고 심지어는
보기 민망하고 역겨운 쇼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이 여인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시고
그 사랑을 다 받아 주신 예수님의 입장에서는
하나님이 인간이 되시어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후

세상에서 30여년을 보내시고 가시기 전
자신의 피조물들에게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로 받아 드리셨으며
그 보답으로 훗날 복음이 전파되는 모든 곳마다
이 여인의 이야기도 함께 전해지리라고 하셨다.

묵상적용

그토록 사랑하고 따르고 싶은 예수님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을 때
제자들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지만
이미 들은 예수님의 말씀과 예민한 여성의 감성으로
곧 닥쳐질 일들을 감지하고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마지막 사랑의 기회를 붙잡은 이 여인의 사랑처럼
나도 주님께 이런 사랑을 드리고 싶다.

해양대학에서 공부하던 시절
선장 출신 한 노교수가 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는 배를 타고 이 세상에 가보지 않은 곳이 없고
그는 수많은 돈을 뿌려가며
수많은 여인들과 놀아 보았으며
마셔보지 못한 술이 없었지만
한 가지 이루지 못한 것이 있다고 하였다.

학생들이 그 것이 무엇이며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으니
그 노교수는 말하기를
진실한 사랑을 만나보고 싶다고 하였다.

이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 사랑은 소설이나 영화처럼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복음서의 저자 마가는
한 여인이 예수님의 발에 가장 비싼 향유를 깨트려 붓고
여인들에게 가장 눈부신 영광의 표시인 머리카락으로
예수님의 발을 씻은 한여인의 사랑 이야기를 그려내므로

내가 이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대상과
내가 표현해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청마 유치환의 시 “사랑”은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로 시작되는데

예수님은 오늘의 말씀을 통하여 나에게도
나의 행복한 신앙과 삶을 위하여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라고 하시는 것 같다

무릇 기회라는 것은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나의 눈에 보여 지거나
아무나의 손에 잡혀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어가면서도
자신이 포착한 사랑의 기회 때문에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붓고
머리카락으로 씻었던 여인처럼
영혼의 눈과 귀가 열려
기회를 포착하는 사람들의 것이다

주님 !
나에게도 사랑을 표시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주실 때
내 영안이 어둡거나 귀가 닫혀서
이런 기회를 흘러버리지 않게 하시고
내가 드릴 수 있는 최선을 다하여
주님께 사랑을 드릴 수 있게 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