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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서당/* 요한복음 *

요한복음 13:21-30 사랑의 승리

by 朴 海 東 2015. 12. 7.

사랑의 승리

요한복음 13:21-30

묵상내용

제자들과 함께 나누는 마지막 만찬의 자리에서
제자들의 발까지 씻어주시며
섬김의 본을 보이신 예수님께서는

이제 만찬에 이어 진행시켜야할
성찬의 순서를 앞에 놓고서는
마음에 숨겨 놓으신 괴로운 마음을 토해내심으로
자신을 배신하는 제자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신다.

그가 회개하고 그 성찬의 자리에 앉아있게 되든지
아니면 그는 끝까지 회개하지 않고
그 자리를 견디지 못하여 떠나게 되든지
결정적인 선택을 요구하시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이제 더 이상 남은 시간은 없고
오고 오는 모든 시대의 교회들에게
기념비적으로 남겨야 할 성찬식을 제정 하셔야했고
또 제자들에게 마지막 사랑의 유언처럼 남겨야
말씀 나눔과 기도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요14-17]

이미 예수님은 배신자 유다의 발까지 씻어주시며
그 마음의 변화를 기대하셨지만
자신의 마음을 바꾸지 않는 그 제자에 대해
이제는 그 제자가 눈치를 채도록 말씀하심으로
그 제자의 숨은 마음을 드러내시고 결단을 촉구하신다.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자신의 심중을 꿰뚫어보시듯 말씀 하시는
예수님의 면전에서 음흉하게 마음을 숨기고 앉아있던
유다는 아무리 양심이 화인 맞은 강심장이라도
그의 가슴은 뜨끔 했을 것이고
그 자리가 마치 가시방석 같은 자리였을 텐데
그는 여전히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태연한 척 앉아있다.

반대로 이 뜻밖의 말씀에 제자들은 당황하게 되는데
베드로의 요청에 따라
예수의 품에 비스듬히 의지하고 있었던 요한은
그가 누구인지를 예수님께 물었고,

예수님은 아무도 못 알아듣고 요한만 들을 수 있는
말[귓속말]로 내가 떡 한 조각을 적셔다 주는 자라
말씀하신 것처럼 보이는데
여기서 예수님은 또 다시 한 번
마지막 사랑의 표시로 유다의 마음을 두드리셨다.

당시 만찬의 풍습에서
연회의 주빈은 둘러앉은 식탁에서
스프에 떡을 적시어 건네주는 행위로
자신의 사랑을 표시했다고 하는데
예수님의 세족 사랑에 이어서
떡을 적시어 건네주는 이 사랑의 표시 앞에

아무리 양심이 화인 맞아 철면피한 얼굴과
강심장으로 그 자리를 버티고 앉아있던 유다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떠나게 된다.

배신하는 자신을 향하여 회개의 기회를 주시며
끝까지 품으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견딜 수 없는
유다가 그 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앉아있는 것은
그 자리에 앉아있는 그 자체로써
오히려 지옥의 고통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단은 처음엔 유다의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어 주는 정도였지만[13:2]
유다가 자신을 끝까지 품으시며 회개의 기회를 주는
예수님의 사랑을 거절할 때
완전히 그의 심령을 정복할 수 있었는데 [13:27]

그것은 마치 뱀이 똬리를 틀고 앉아있는 것처럼
그 때부터는 맘대로 유다를 자신의 하수인으로
부리게 되고 유다는 자신의 통제력을 상실하고
사단이 부리는 통제에 들어가게 된 것처럼 보인다.

요한은 그 당시 영안이 열려서
예수의 사랑을 거절하는 유다에게
사탄이 들어가는 것을 보았던 것 같고 [13:27a]

이어서 3년간 예수님과 동고동락했던
제자단을 떠나 예수를 배신하고 팔려고 가는
한 동료 제자, 유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 밤의 풍경이 암시하는 그의 운명을 표시한다.

유다가
그 조각을 받고
곧 나가니
밤 이러라 [13:30]

그렇다 유다는 캄캄함 어둠 속을 향해 나아갔다
그에게 남아있는 것은 불랙 홀 같은 절망 외에
무엇이 또 남아 있을 수 있단 말인가 (?)

오늘의 묵상을 접으면서
내가 아무리 은혜가 떨어져서
마음이 완악해지는 자리까지 내려간다 하여도
주님의 사랑을 거절하고
회개의 기회를 무시하는
이 무서운 자리에까지는
내려가지 않아야 할 것을 다짐하게 된다.

더불어 사랑은 악을 이기고 승리하며
또 이 사랑을 거절하는 자에게 남겨지는 것은
어두운 밤의 시간뿐이라는 것을 마음에 되새긴다.

기도하기

오 주님 !
어두운 밤의 시간을 향하여 나아간
한 제자 유다의 길을 걷지 않게 하시고
주님의 품에 얼굴을 묻었던
한 제자 요한의 길을 걸을 수 있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