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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서당/* 요한복음 *

요한복음 18:15-27 내가 그니라 Vs 나는 아니라

by 朴 海 東 2015. 12. 7.

내가 그니라 Vs 나는 아니라

요한복음 18:15-27

묵상내용

본문의 말씀을 읽으면서 이 책의 저자 요한의 입장에서
접근해보려는 마음으로 집중하게 되는데
그는 성령의 감동 가운데 이 글을 쓰면서
무엇을 강조하고 싶었는지 관심을 가지게 된다.

다른 복음서들은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한 사건을
간단하게 한꺼번에 처리하고 있음에 반해
요한은 아주 상세하게 그것도 세 번의 시차를 두고
기록하였는데 대제사장 무리의 좌장격인
안나스[가야바의 장인] 집에서 한 번 [18:17]

그리고 당시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에서 두 번
부인 한 것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18:18:25-27]

다른 공관복음서들이 아직 베드로가 살아있을 때
기록된 것이어서 베드로의 체면도 좀 생각해 주면서
기록하느라고 간단하게 터치하는 식으로 지나갔다면

요한은 이미 베드로가 주님의 품으로 가고 없는 때라
이미 천국에 가있는 베드로에게 좀 미안하지만
베드로의 배신을 이처럼 소상하게 다루지 않았을까
나름대로 생각도 해보게 된다.

어찌되었든 유다가 끄나풀이 되어 주도한
예수님의 체포를 함께 간 천부장과 그의 군사들이
결박하여 안나스의 집으로 끌어온 것 같은데 [18:12]

이때는 이미 밤이 깊었음으로 산헤드린 의원들이
현직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에 모두 운집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예비적인 심문 절차로써
우선 먼저 가야바의 장인 안나스에게 데려간 것 같다.

요한은 전직 대제사장 안나스의 집에서 있었던
예수님의 심문과 베드로의 예수 부인을
서로 극명하게 비교하는 것처럼 기록하고 있는데

베드로가 문지기 계집종 앞에서 예수의 제자 됨을
부인하는 것에 비교하여
예수님이 대제사장의 심문 식 질문에 대해
오히려 대제사장이 심문받는 자리에 선 것처럼
저를 부끄러워하게 할 만한 훈계식 답변을 기록한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것은
베드로가 예수의 제자 됨을 부인하는 것과 맞물려
대제사장이 예수님에게 질문한 것이 [18:19]
예수의 제자들과 교훈에 관해 질문 한 것인데

예수님이 자신의 교훈과
자신의 제자들에 대해 드러내놓고 말하며
그들에게 물어보라고 답변한 것에 반해 [18:20-21]

베드로는 자신이 예수의 제자 됨을 부인하였으니
예수님의 답변을 무색하게 만들만큼
배신도 이런 배신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베드로의 예수 부인은
이미 앞선 문맥인 겟세마네 동산에서부터
그 암시가 주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예수님은 몇 시간 전 겟세마네 동산에서
자신을 찾는 사람들에 대해
내가 그니라 [에고 에이미]라고
거듭해서 세 번을 밝혔던 것에 비해

베드로는 몇 시간 후 대제사장의 집에서
네가 예수 제자가 아니냐 ? 묻는 여종에게
“나는 아니라”고 부인한 것부터 시작해서
거듭 거듭 세 번을 부인하였으니

몇 시간의 시차를 두고
예수님이 답변하신 “내가 그니라”와
베드로가 답변한 “나는 아니라”는
서로 충돌을 일으키면서
오늘의 말씀은 나에게 그럼 너는
어떻게 답변하겠냐고 질문하는 것처럼 보인다.

요한이 이 복음서를 기록할 당시는
AD 90년대로써 기독교에 대한 로마제국의 핍박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던 때 이었는데
요한은 주님의 사도들도 모두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겨진 사도로써
핍박 가운데 놓여있었던 초기 교회 성도들에게

신앙의 배교를 하지 않도록
도전을 주는 말씀으로 기록한 것 뿐 아니라

이미 배교하여 절망 가운데 빠져있는 성도들에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신자 베드로가 회개하고
초기 교회 수장의 역할을 했던 것을 상기시키므로
그들이 낙심한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주님의 품으로 돌아오게 하는 의도를 가지고
이처럼 소상하게 베드로의 이야기를 쓴 것처럼 보인다.

묵상적용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그리고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불법 재판의 와중에서
하나님의 아들로서 품위를 잃지 않으시고
위기 앞에 당당하셨으며
자신을 심문하는 자를 향하여
도리어 심문하는 것처럼 말씀하신 예수님의 모습은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신앙의 문제로 인하여
어떤 위기적 상황을 당하더라도
결코 예수의 제자로서 품위를 잃지 않아야 할 것을
마음 깊은 교훈으로 받아 드리게 한다.

예수님을 따르되 베드로처럼 어중 짠하게 따르다가
예수를 부인하는 자리에 떨어지지 않도록
어디서나 신앙의 칼라를 분명하게 함으로

베드로처럼 “ 나는 아니라”가 아니라
예수님처럼 “ 내가 그니라”고 할 수 있기를 소원한다.

--------[말씀에 응답하는 기도]--------

주님 !
내가 어떤 위기적 상황을 만나더라도
신앙을 감추는
비굴함에 떨어지지 않게 하소서

겟세마네 동산에서도
대제사장의 심문 자리에서도
혹은 사람들의 손찌검 속에서도

하나님의 아들로서
그리고 나의 구주요 주님으로서
품위를 잃지 않았던
주님의 그 빛나는 위엄과 존엄이
나의 신앙과 삶에서도 나타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