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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당/* 열왕기하 *

▼ 열왕기하 9:27-37 내 죽는 날의 초상을 그리며

by 朴 海 東 2016. 2. 22.

내 죽는 날의 초상을 그리며

열왕기하 9:27-37

묵상내용

어제 밤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컨퍼런스로
집에 돌아가기가 어렵게 되어
성북동 누님 집에서 잠을 청하고 이른 아침
집을 나서기 전에 묵상 글을 올리려다 보니
너무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글이 된 것 같아
지하철로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모름지기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글에는
말씀이 나에게 던져주는 화두를 붙잡고
그 글속에 내가 생각하는
하나님께 향한 나의 신학적인 관점과
나의 인생철학이 함께 녹아지고 담겨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터인데
오늘 아침의 묵상 글은 너무 쉽게 써졌고
너무 단편적인 글이 된 것 같아
나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다시 글을 올린다

-------내 죽는 날의 초상을 그리며 -------

오늘 아침 출근길로 복잡한 9호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숨쉬기도 거북스러운
지하철 안에서 오늘의 본문을 생각해보면서
내가 다시 붙잡게 되는 말씀의 화두는 "죽음"의 문제인데

이스라엘 왕과 유다의 왕 그리고 이 왕들에게 우상숭배와
그에 따른 죄악을 조장한 악녀 이세벨의 죽음을 보면서
내 죽음의 날에 나는 어떤 죽음의 초상을 남기고
이 세상을 떠나 주님께 갈 것인가 하는 주제이다.

이스라엘 왕 여호람은
예후의 반역에 겁을 집어먹고 병거를 타고 도망치다
뒤에서 쏘는 화살이 염통을 꿰뜷고 나와 죽게되었고

남 왕국 유다의 왕 아하시야는
자기와 외사촌간인 여호람을 병문안 갔다가
자신도 예후에게 쫓겨서 므깃도까지 도망갔다가
그 역시 병거를 탄 채 죽임을 당했으며

우상 숭배 죄악의 조장자이며 원흉인 이세벨은
두 왕을 처단하고 지금 자신을 처단하러 온
야후의 칼날이 지금 자신을 향하고 있는데도
요란한 화장으로 눈을 그리고 머리를 꾸미다가
졸지에 창밖으로 던져져서
몸의 오장육부가 터져나오고 피투성이가 되어 죽었으니
과연 엘리야의 예언처럼 저주 받은 자의 죽음이 되었다

생명의 삶 오늘의 말씀 주제로 올려진 글처럼
과연 한 인간의 죽음은 그 자체로써
자신이 살아온 삶을 보여주는 거울이 되는 데

그렇다면 나도 언제가는 이 세상을 작별하고
주님께 부름 받아갈 그 날에
나는 나의 최후를 어떤 모습으로 남기고 갈 것인지
내 죽는 날의 초상을 미리부터 생각하며 기도하게 된다.

말기 암으로 투병하는 중에도
여기 생명의 삶 게시판에 은혜로운 묵상 글을 올리다가
주님 앞으로 간 고 김종성 목사는
주님께서 주신 생명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침상 머리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자세로 갔는데

그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사진이 너무나 숭고하여
나는 그의 책을 출판하게 된 다섯 권 모든 표지에
그의 마지막 기도하는 모습을 표지 컷으로 올렸었다.

나는 오늘의 말씀에서 보여주는 여호람이나 아하시야 처럼
그들이 천하를 호령했던 왕들 이었어도
하나님의 심판에 바람같이 날리는 검불처럼 되어
좇기는 자와 도망자가 되어서 비참하게 죽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이세벨처럼 자신의 최후가 목전에 이르렀는데도
자신의 살아온 날에 대한 아무런 후회나 반성도 없이
여전히 자신이 살아왔던 지난날들처럼
음행과 술수의 눈을 그리며 머리를 꾸미다가
창밖으로 내던져 시체도 수습하지 못하는
저주받은 자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기를 기도한다.

나는 성경에 나오는 믿음의 족장들처럼
침상 머리에 머리를 기대고
주님께 경배하는 자세로 가고 싶으며

혹은 종교 개혁의 아버지들처럼
침상에 머리를 묻고
내 영혼을 받아 주시기를 간구하는
경건한 기도하는 자세로 가고 싶다.

그러나 내가 주님 앞에 어떻게 바라던
내 죽음의 날과 그 시는
생명의 주관자이신 주님 손에 달린 것이니
나의 죽음이 어떤 형태의 죽음이 되었던지
내 죽는 날의 초상이 부끄럽지 않기를 기도하며

죽음의 순간에 주님이 보여주신 영혼의 고백으로써
아버지 내 영혼을 받아 주소서 기도하게 되는 것과
또 주님의 종 사도 바울이
임종에 가까이 이르러했던 고백으로써
말로 다할 수 없는
영원한 행복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문턱으로서
내 죽음의 시간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 되어 있음으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나뿐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딤후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