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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당/이사야

▼ 이사야 24:1-13 이 땅에 다시 전쟁이 없기 위하여

by 朴 海 東 2017. 9. 26.

이 땅에 다시 전쟁이 없기 위하여

이사야 24:1-13 이 땅에 다시 전쟁이 없기 위하여

묵상내용

오늘 아침도 압록 강가엔 자욱한 안개가 덮여있습니다
내가 묵고 있는 압록강가 빌딩 17층 창가에서 내려다보면
6.25 전쟁 때 미군의 폭격으로 끊어진 다리가 보이고
북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신의주도 한 눈에 들어옵니다.
도시가 아직 잠들어 있는 것 같은 새벽녘에 창가에 서서
강 건너 북녘 땅을 바라다보며 기도드립니다.
주님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게 하시고
주님이 주시는 평화가 이 땅에 정착되게 하소서.!

오늘의 말씀에서 이사야가 계시의 환상 가운데 바라보는 장면은
전쟁으로 말미암아 땅이 공허해지고 황폐해진 모습입니다.
전쟁의 포화로 많은 사람들이 살상되었고
기쁨이 사라진 거리에 깊은 탄식만 흘러나오는 모습입니다[24:1-6]

선지자 이사야는 전쟁으로 인해 모든 기존의 질서가 깨지고
한 사회가 무너져 내린 모습을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날에) 백성과 제사장이 같을 것이며
종과 상전이 같을 것이며
여종과 여주인이 같을 것이며
사는 자와 파는 자가 같을 것이며
빌려주는 자와 발리는 자가 같을 것이라[24:2]

한 나라가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사회 질서가 깨진 모습을
보여주는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불현듯 우리나라 6.25 전쟁 기간에 있었던 일들이
영화나 소설로 재현되어 그려진 모습들이 떠오릅니다.

해방 후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갈렸고
두 개의 정부가 들어서게 되었는데 6.25 전쟁으로
북한군이 해방군이라는 명목으로 이 땅에 들어왔을 때
먼저 한 일은 바로 이런 기존 질서를 뒤엎는 것으로써
가장 먼저 수난을 당한 사람들은 성직자들 이었고
많은 땅을 가지고 소작인들과 주종 관계를 형성한 지주들 이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지주와 소작인 사이에 보통 4:6 비율로
그나마 소작인들을 배려하는 분배 비율이었는데
일제 시대에 들어서면서는 거꾸로 6:4 내지는 7:3으로 변해서
등골 빠지게 일해 봐야 살길이 없어진 농민들이
압록강 두만강 건너 만주로 북간도로 유랑 이민을 떠난 것이
우리네 슬픈 역사이며 지금도 중국 땅에 남아 있는 조선족들입니다.
그리고 해방이 되었을 때 이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했지만
변한 것은 없었고 좌우익 대립으로 무서운 싸움질만 하고
성직자들도 서로 기득권을 잡기 위해
신사참배 반대세력과 찬성했던 세력 사이에
싸움만 하고 있을 때 전쟁이 터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북한군이 남한을 점령하였을 때
오늘 주신 말씀과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
인민재판이라는 형식으로
많은 성직자나 지주들이 살상을 당하면서
제사장이나 백성이 같아지게 되었으며
지주와 소작인 곧 주인과 상전이 같아지게 되었고
빌리는 자와 빌려주는 자가 같아지며
이자를 받는 자와 이자를 내는 자가 같아지게 되었는데

이처럼 한 사회의 질서가 무너지는 배후에는
그동안 잘 못 살아온 그 사회를 향한
하나님의 심판이 나타난 것으로 선지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그들이 율법을 범하며 율례를 어기며
영원한 언약을 깨트렸음이라. [24:5]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주신 율법 가운데 여러 가지 케이스를 다루는
율례를 보게 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첫 번째 조항이
한 사회에서 가장 인권이 무시될 수 있는
사회적 약자 곧 종들에 대한 배려입니다[출21:1-11]

한 국가나 그 사회가 이러한 사회적 약자들에 배려가 무시되고
그들의 탄성이 하늘에 닿을 때 하나님께서 전쟁을 통해서라도
그 사회의 질서를 뒤집어지게 만드신다는 것이
오늘 주신 말씀의 무서운 경고인데 바로 이것이
유다의 역사에도 있었고 우리네 역사에도 있었던 것을 봅니다.

오늘 우리 사회는 많이 가진 자들과 갖지 못한 자들 사이에
너무 심한 갑질로 몸살을 앓을 정도인데
더불어 함께 잘 살아가는 사회를 이루지 못하고
갑질이 성행하여 사회적 약자들이 고통을 당하면
하나님께서 전쟁을 통해서라도 모든 것을 뒤 흔들어
종이나 상전이 같아지게 하며
가진 자나 갖지 못한 자가 같아지게 하고
이자를 내는 자와 이자를 받는 자가 같아지게 하신다는
이러한 경고가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마음 깊은 교훈으로 받아 드립니다.

주님!
한 국가나 사회를 내려다보시며 다 아시는 주님 앞에서
오늘 우리 사회가 공정 사회로 나가게 하시며
공평과 정의로 세상 나라들을 다스리는 주님 앞에서
배려와 나눔으로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사회를 이루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