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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당/시편

▼ 시편 74:1-11 시편 74편의 마스길(교훈시)을 마음에 새기며

by 朴 海 東 2018. 2. 15.

시편 74편의 마스길(교훈시)을 마음에 새기며

시편 74:1-11

묵상내용

그들은(거룩한 주의 성소로 들어온 원수들은)
도끼와 쇠망치로 성소의 모든 장식품들을 찍어서,
산산조각을 내었습니다.
주님의 성소에 불을 질러 땅에 뒤엎고,
주님의 이름을 모시는 곳을 더럽혔습니다.

우리에게는 어떤 징표도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예언자도 더 이상 없으므로, 우리 가운데서 아무도
이 일이 얼마나 오래 갈지를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하나님, 우리를 모욕하는 저 원수들을
언제까지 그대로 두시렵니까?
주님의 이름을 모독하는 저 원수를
언제까지 그대로 두시렵니까?[새번역 74:6-10]


불타고 훼파된 예루살렘 멸망 직후 폐허의 잔재 위에서
그 어느 곳에도 마음을 기댈 곳이 없어
하늘을 우러러 호소하며 탄원하고 있는
한 무명 시인의 글을 묵상하면서
이것이 오늘 처지와 상황은 다르지만
과거 일제 36년의 압제와
처참했던 6.25 전쟁을 경험한 우리 한국교회가
지금 성장과 번영의 가도를 질주하면서
잘살게 된 것 때문에 타락하지 않고 탈선하지 않으며
오직 하나님 중심, 말씀 중심으로 나가기 위해
마땅히 드려야 할 기도로 받아 드리게 됩니다.

이 시가 유대인들이 성전과 회당 모임에서 낭송하도록
기록된 말씀 안의 聖時(성시)로 남겨지게 된 것은
그 날의 슬픔과 굴욕과 고통을 잊지 않기 위함이며
무엇보다 범죄한 자기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때로는 그들을 모든 죄악에서 정결케 하기 위하여
이렇게 무서운 징계와 진노로 나타날 수 있음도 알게 하는
교훈시[마스길]로 주어진 것임을 이해하게 됩니다.

어제 구정 설 연휴가 시작되는 오후, 시간을 내어
내가 주일 마다 설교하는 시골 교회에
오래된 현수막을 새 것으로 갈기 위해 찾아갔습니다.

아무도 없는 적막한 마당에 홀로 묶여있는
반려견 초롱이가 불쌍해서 줄을 풀어 가까운 산으로 갔는데
오랜 만에 줄이 풀려서 자유를 만끽하는 초롱이는
무엇이 그리 좋은지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내달리다가
또 나에게 달려와서는 사랑을 확인이라도 하는 듯
내 무릎 팍 사이로 얼굴을 부벼대고는
또 저만치 달음박질로 내달리는데
장운동이 활발해져서 그런지 묽은 똥을 여기 저기 싸지르다가
그만 그 더러운 것들이 뒷다리 털에 묻어 있는 채
또 다시 나에게 달려와 안기려 하기에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억지로 밀쳐 내면서
문득 이것이 주님과 나의 이야기로도 생각되었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아무리 사랑하고 어여삐 여기신다 하여도
내가 더러운 죄악을 씻지 않은 채 주님께 가까이 간다면
이것은 주님을 더럽히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슬픈 회개[참회]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성령을 따라 살지 못하고
육욕적으로만 살고 있는 나의 모습이 한탄스러워
산 위 한 나무에 걸터앉아 방성대곡하듯
기도와 눈물을 쏟아냈는데
내 안에서 답답함을 느끼신 성령께서 이렇게
회개하게 되도록 나를 이끄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동계 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리면서
과거 전쟁 당사국이었던 남북이 함께 만나고
세계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또다시 2018년 구정 설 명절을 맞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떡국을 먹으면서 이렇게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시대에
행복한 마음으로 밥 한 술이라도 입에 넣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연휴를 이용하여 고향을 찾아가는 모습들도
명절에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이 모든 것들이
하나님께서 이 나라에 안정과 평화를 주실 때
가능하다는 것을 오늘의 말씀과 비교하여 가슴 깊이 감사 드렸습니다.

저 예루살렘 멸망의 날을 기록한 시편 74편의 참상들과
우리 민족이 경험한 6. 25 전쟁의 폐허와 참화가
다시 이 땅에서 재현되지 않기를
오늘 이 평화의 시기에 우리가 방심하지 않고
마땅히 유대인들처럼 시74편을 마음에 새기며
기도해야 할 때인 것을 이 아침 마음 깊이 새깁니다.

기도하기


주님!

또 다시 2018년 구정 설 명절을 맞으면서
그리고 이 땅에서 세계 평화의 축제인
동계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 땅에 평화를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께서 주신 이 평화의 날들이 깨어지고
전쟁의 참화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오늘 주님이 주신 이 번영과 평화의 시기에
우리가 허랑방탕하며 교만하고 범죄 함으로
다시 더럽혀지지 않게 하시고
주님께서 주신 이 평화의 날들을
더욱 발전시켜 갈 수 있는 우리 민족이 되게 하시고
깨어 기도하는 우리 한국교회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