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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서당/사도행전

▼ 사도행전 17:1-15 선교행전에서 주연만큼 빛난 조연들의 이야기

by 朴 海 東 2018. 7. 19.

선교행전에서 주연만큼 빛난 조연들의 이야기

사도행전 17:1-15

묵상내용

신학교 시절 선교부장이었던 나는 그 해 겨울방학을 맞아
농촌 무교회지역 전도를 계획하고 10 여명과 함께 찾아갔다.
강원도 인제군 원통면 가아리라는 첩첩 산중 마을로 갔는데
주민 대부분이 고냉지 채소를 재배하면 사는 마을 이었다.

특히 그 동리에 중고등학생들이 많아서 우리가 정한 한 집에
아이들은 시간을 정하여 몰려와 복음의 말씀을 들었고
또 마을 전도도 열심히 하여 그렇게 5박 6일의 시간을 보내고
떠나는 날 아쉬워서 눈물을 보이는 여학생들도 있었다.

다음 해 다시 여름방학이 되어 이번에는 그 곳에 교회까지 세우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그 곳에 전도사로 남게 될 친구까지 정해서
그 마을을 찾아갔다. 그런데 여름이 되고 보니
농사 일거리들이 많아서 우리는 전도만 할 수 없었고
몇 팀을 나누어서 낮에는 마을 사람들의 밭일을 도와주고
주로 저녁 시간을 이용해서 순회 전도하며 마지막 날 밤은
마을 회관에서 마을 잔치를 열고 전도 집회를 갖기로 했다

모든 것이 순탄하게 진행 되는가 했는데
우리 전도 팀을 와해시키려는 사단의 시험이 슬금슬금 들어오더니
급기야 전도 팀에 지원한 사람들과 그 마을에 사역자로 남기로 한
전도사님 사이에 틈이 벌어져서 원망과 불평이 뒤 덥고 말았다.

사연인즉 함께 전도하러 간 지원자들이 제대로 전도는 하지 못하고
마을 사람들의 밭일을 도와주다가 그만 마음들이 상한 것 같았다
뜨거운 땡볕 아래 똥물 냄새가 폴폴 나는 밭에서
고랭지 채소들을 가꾸는 작업을 하려다보니
이건 전도하러 온 건지 마을 봉사하러 온 건지 구분이 안 되어
모든 원망을 사역자로 남기로 한 전도사님에게 쏟고 있었다.

간신히 모든 불만과 불평들을 잠재우고 마지막 날 저녁이 되어
마을 잔치를 열고 전도 집회를 하였는데
나는 전도 설교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앞에 서게 되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복음을 전하면서 마치 연자 맷돌을 돌리듯
매우 힘들었고 전혀 성령의 감동도 기름부음심도 없는 설교가 되었다.

내가 너무 힘들게 설교한 것을 눈치를 챘는지 같이 같던
남서울 교회 집사님 한 분이 신학생들에게 책망하듯 말하기를
왜 중요한 복음 설교를 하는데 기도로 도와주지 않았느냐고 하기에

나는 그 날 저녁 그리고 그 해 여름 전도 여행이
왜 그렇게 힘들고 어렵게 진행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우리 밖의 악한 영들과 싸우기도 전에
우리 안에서 하나 되지 못했고 스스로 무너져 있었던
아픈 경험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며 훗날의 교훈을 삼게 되었다.

오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복음의 최 일선에 나선
바울과 실라의 전도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아름다운 조력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바울과 실라를 대신하여 폭동을 일으키는 자들에게
가택 침입을 당하고 얻어맞으며 고소를 당하고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는 야손과 몇 형제들이 그들이다.[17;5. 9]

그리고 그 이름을 이 책에 다 적시하지 않았지만
밤에 바울과 실라를 안전하게 베뢰아로 보내는 형제들이 있었고[17:10]

또 베뢰아에서 복음의 결실을 맺고 있는 바울 전도 팀을 막기 위해
원정 핍박을 온 데살로니가 유대인들에게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바울을 따로 빼내어 바닷가로 데려가 배를 태워
아가야의 수도 아덴[아테네]까지 동행한 형제들이 있었다.[17:14-15]

묵상적용

사도행전의 저자 누가가 바울과 실라의 복음 전도가 성공할 수 있도록
뒤에서 음으로 양으로 지원한 조력자들의 이름을 오늘의 본문에서는
다 기록하지 않았지만 이어지는 사도행전의 이야기들 속에
데살로니가 사람 “아리스다고”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하게 되는데
이 사람 “아리스다고”야 말로 바울의 선교를 성공하게 만든
대표적인 숨은 조력자 인 것을 사도행전의 여러 기록에서 발견하게 된다.

그는 바울이 데살로니가에 선교하러 왔을 때 복음을 받아들이고
줄곧 그를 그림자처럼 따르며 조력한 것을 보게 되는데
바울이 에베소에서 선교하다 폭동을 당했을 때
바울 대신 잡혀가는 사람이 되며[19:29]
바울의 지난한 선교여정에 항상 옆에 함께 있는 사람이 되고[행20:4]
바울이 죄수 아닌 죄수가 되어 로마로 가는 배에 올랐을 때도
그의 수행자가 되어주고[27:1-11]
훗날 바울이 그가 개척한 교회들에게 보낸 편지들 속에
그는 바울과 옥중에서도 함께 있는 사람으로 자주 등장한다.[골4:9-11]

바울과 실라 그리고 디모데가 함께 하는 2차 선교여정에서
그 이름들을 전도 팀에 다 올리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무명의 전도자들로 바울의 선교를 가능하게 만들어준
아름다운 형제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주님의 마음을 감동시키고도 남을
이 아름다운 사람들의 행적을 나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을
이 아침 성령님이 주시는 마음 깊은 감동으로 받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