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아까울 것이 없다.
요한복음 12:1-11
나사로를 살려내신 극적인 표적이 있은 후 유월절 6일 전
그간 에브라임 빈들의 마을로 운둔하셨던 예수는
마침내 자신의 지상생애 마지막 종착점이 될
예루살렘으로 제자들과 함께 올라가신다.
마침내 때가 되어 결단하고 일어서신 그 길이
곧 십자가로 향하는 길인 것을 과연 누가 알고나 있었을까(?)
그런데 예루살렘으로 입성하기 전 먼저 들린 곳이 있다
평소 예루살렘 길을 오르내리면서 친숙해진 가정이면서
또 얼마 전 그 집의 가장인 나사로가 죽었을 때
무덤 속에 들어가 있는 그를 살려내시기도 한
그 특별한 가정을 방문하시게 되는데
거기에 예수를 위한 특별한 식사 자리가 준비되었다.
그리고 그 식사 자리에서 한 특별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
이 책의 저자 요한은 AD95 년경 에베소에서 목양하면서
이 복음서를 쓰고 있는데 사랑하는 주님의 생애에 관련하여
지난 날 그 때 그 가정에서 있었던 한 특별한 일을 기록한다.
"마리아는
지극히 비싼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의 발을 닦으니
향유 냄새가 집에 가득하더라.[12:3]
그 때 함께 동행중에 있는 제자들은 아무도 몰랐어도
지금 주님이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시려는 그 길의 끝에서
죽으시게 될 것을 미리 내다보고 있는 마리아의 직관은
자신의 집에서 준비된 그 식사의 자리 -
그 시간과 그 장소의 기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주님께 향한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최고 최선의 존경과 사랑을 표시하고 싶어서
그간 깊숙이 간직했던 향유 옥합을 가지고 나왔고
그 것을 예수의 발에 깨트려 부으며
여인들에게 가장 영화로운 긴 머리 결로 그 발을 닦았으니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 아름다운 광경은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으며
돈 궤를 맡은 유다 같은 제자에게는 역겨운 일이 되었지만
예수는 잠잠히 마리아의 행위 속에 담긴 자신을 향한 존경과 사랑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죽음을 감지하고 (슬픔으로 예비하면서 )
향유보다 더 아름다운 향기로운 마음으로
아낌없이 쏟아내고 있는 마리아의 순결한 사랑을 받아 주셨다.
폭풍 속의 여정 같았던 주님의 지상 생애 공생애 여정 가운데
어쩌면 천국 보좌로 돌아가시기 전
가장 아름다운 추억의 한 장면이 될 오늘의 말씀 가운데
가장 인상 깊게 닿아지는 것은
노동자의 일 년치 품삯에 버금가는 그 비싼 향유를
사람의 신체 중에 가장 하찮게 여겨지는 예수의 발에 부은 것과
한편 마리아는 자신의 신체 중에 가장 영화로운 여인의 머리털로
향유 부은 예수의 발을 닦았다는 이 회화적 상징은
오늘 이 시대에 이 책의 독자가 되어
동일하게 주님을 섬기는 나에게
"예수는 누구인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데
그것은 내가 나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남김없이 쏟아 부으며
나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것으로도 그의 존귀함을 닦아낼 수 없는
가장 거룩하시고 존귀하신 사랑의 주님 이신 것을 배우게 한다.
제자들 중에 돈 궤를 맡았던 유다에게는
마리아의 이 모습이 쇼맨 쉽으로 보였고
아까운 낭비로 보여져서
그 아름다운 장면의 필름을 끊고
역정을 내는 말을 하였지만
그러나 마리아의 진정성을 잠잠히 받아드리신 주님은
그(녀)를 가만 두어
나의 장례할 날을 위하여
그 것을 간직하게 하라고 하셨다.[12:7]
영어 성경과 중국어 성경에서 이 구절은
또 다른 의미로 전달되고 있는데
이 향유는 나의 장례를 위해 미리 준비했던 것이라고 하시는 바
아마 마리아는 자기 오라비 나사로가 살아나온 후
종교지도자들에 의해 공개수배령이 내려진 예수님에 대해
예민한 여인의 감성으로 예수님에게 점점 조여오고 있는
죽음의 그림자를 감지하고 있었으며
[상상하기에도 끔찍한 아픔이지만]
사랑하는 주님이 체포되어 죽으시게 될 때
그 장례에 사용하게 될 향유를 미리 준비해 두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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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또 다시 주일[주님의 날]을 맞아
예배의 자리로 나가면서
주님께 드리는 나의 예배에
마리아가 주님께 드렸던 그 존경과 사랑으로
나도 그의 발 앞에 구푸려 경배하는 자세로
주님께 향한 나의 예배를 드릴 수 있어야 겠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마리아가 유월절 엿새 전
자기의 집에 오신 예수님의 발걸음이
그 날 그 시간 그 장소를 지나가시고 나면
다시는 오지 못할 기회가 되는 줄 알아보고
그 기회를 포착하여
깨트려진 향유 옥합과 그 향기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
주님의 발에 쏟아내고 머릿결로 닦은 사랑의 표현처럼
나도 주님께서 나에게 그 표현의 기회를 주실 때
그 기회를 잘 포착하여 기회를 잃지 않기를 마음 깊이 새긴다.
주님!
내 안에
마리아가 쏟아 부은
향유 옥합보다 더 진한
사랑의 향기가 있게 하시고
또 그것을 표현할 기회를 주실 때
그 것이 발에 부어지는 허비처럼 보일 때에도
향유 옥합보다 더 귀한 사랑의 가치를 볼 수 있게 하옵소서.
왜냐하면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아까울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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