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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서당/* 요한복음 *

요한복음 14:1-14 내가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러 가노니

by 朴 海 東 2020. 2. 24.

내가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러 가노니

요한복음 14:1-14


코로나 전염병으로 온 세상이 시끄럽고 불안하지만
어김없이 세월은 흐르고 또 흘러서 
오늘은 봄 날이 가까운 2020년 2월 24일 이다. 
비가 오려는지 창밖의 하늘은 음산하게 하루를 시작하지만
기온은 포근하여 오늘은 영상 14도까지 올라간다고 하고
저녁부터는 비가 온다고 하니 미리 준비하는 마음으로 
텃밭의 대파나 쪽파들을 뽑아서 옮기는 작업을 하여야겠다.

그리고 요즘처럼 코로나가 창궐하고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자칫 사람들의 마음이 근심과 우울로 어두워지는 날에는 
주님이 남겨주고 가신 생명의 말씀을 붙잡고 
말씀 속으로 들어가 생기를 얻고 더욱 희망 가운데 살아야겠다.

오늘의 말씀은 13장에서부터 연속되는 예수님의 다락방 강화이다 
최후의 만찬석상에서 세족식과 그에 따른 교훈을 말씀하셨고
유다가 그 자리를 떠나도록 "네 할일을 속히 하라"는 말씀으로 
그를 물리쳐 나가게 하신 후 기독교 최초의 성찬식을 집전하셨고
이제부터 이어지는 말씀은 제자들의 마음을 강화시키기 위한 
저 유명한 다락방 강화[講話]를 시작하신다. 

1.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근심 대신 믿음으로 가져라[14:1]

2. 내가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러 가는데 준비가 완료되면
내가 너희를 데리러 와서 너희도 나와 함께 있게 하겠다.[14:2-3]

3. (지금 떠난다고 하는 길에 대하여 의문을 가진 도마에게)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자가 아무도 없느니라[14:6]

4. ( 우리에게 아버지를 보여주시라고 간청하는 빌립에게 )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본 것이어늘 어찌 보이라고 하느냐
내가 하는 말이나 일[표적]들은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는 내 안에 계심을 드러내는 것인데, 만일 믿을 수 없다면
내가 아버지 이름으로 행하는 그 일로라도 나를 믿으라. [14:8-11]

5.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 자)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더 큰 일도 하리라 [14:12]

6.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구하면 내가 이루게 하리니
이는 아버지께서 아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시게 함이라[14:13]

이제 제자들과 함께 하실 수 있는 불과 몇 시간 촉박한 긴장 속에서
예수님은 그 다락방에 있는 제자들에게 뿐 아니라 
오고 오는 모든 세대에 그를 따르게 될 제자들을 향하여
한 마디도 떨어뜨릴 수 없는 금과옥조 같은 말씀을 쏟아내시는데 
나는 두 번쩨로 요약된 말씀을 오늘의 묵상으로 마음에 새김 한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처소를 예비하러 가는데 준비가 완료되면
내가 너희를 데리러 와서 너희도 나와 함께 있게 하겠다." [14:2-3]

방금 전 유다가 체포조를 이끌고 오는 길잡이가 되려고 다락방을 떠났고
체포와 불법 재판과 십자가 죽음의 시간은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데 
예수님은 제자들을 지극히 사랑하고 염려하는 마음으로 말씀하신다.

내가 떠나는 것은 잠시요 영원한 이별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위해 처소를 예비하러 가는 길이며
함께 거할 곳이 준비되면 너희를 데리러 다시 오리라고 하심이다.[14:2-3] 

나는 주님께서 아버지 품으로 돌아가시기 전에 남겨주신 이 말씀이
내 외롭고 쓸쓸한 인생의 날들 가운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르겠다.
이미 그 처소엔 오늘 말씀의 당사자가 되었던 제자들이 먼저 가있고
이 땅에서 주님을 예배하며 섬기다 앞서간 성도들이 있으며 
혹시 나의 생전에 주님이 약속대로 재림하여 다시 데리러 오시던가
아니면 내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주님이 예비하신 곳에 들어갈 것이니
나의 사후에 갈 바를 알지 못하는 쓸쓸하고 허무한 인생길에서 
이보다 더 큰 위로와 소망의 말씀이 이 세상 어디에 또 있을 수 있겠는가?


언젠가 아동문학가 故 권 정생님의 글들에 관심이 있어서
그가 남기고 가신 작품 “강아지 똥”을 비롯한 어려 책들을 읽어보면서 
특히 그의 자서전 적인 글 “우리들의 하나님”에서 느낀 바가 많았는데
이아침 예수님이 천국 가족이 된 우리[나]를 위해 처소를 예비하러 가서
준비되면 다시 데리러 오겠다고 하신 이 말씀과 매치되어 떠오른다. 

권정생 가족은 경북 안동 근처 변두리 마을에 소작농으로 살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일제 말기에 살길이 없어서 일본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 때 어머니는 가족 수대로 여권(비자)가 나오지 못해 부득이하여 
세 번째 형 “권목생”을 문둥이 삼촌을 돌보고 있는 할머니에게 
억지로 떠맡기고 일본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에서도 형편이 나아지지 못해 
결국 데리러 오지 못한 가운데 세월이 흘러 
그 "목생" 형은 날마다 어머니를 그리며 기다리고 기다리며 버티다가  
17세가 되던 해에 굶고 병들어 죽게 되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일본 땅에서 해방이 되어 돌아오기 까지
그 아들의 죽음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살면서 
권 정생 작가의 어린 시절 한 맺힌 타령처럼 읊조렸는데 
권선생님의 어린 시절은 늘 어머니 무릎에서 
그 슬픈 가락의 노래를 듣고 성장해서 그런지
그는 그의 작품 속에는 어머니의 슬픔이 녹아 있다고 쓴 것을 보았다. 

오늘의 묵상을 내리면서 주님이 처소를 예비하러 가셨고
다시 데리러 오셔서 영원히 함께 거하실 그 곳을 그려본다.

예수님이 세상의 모든 수고를 마치시고
아버지 보좌 우편에 돌아가신 요한계시록 4장의 천국의 모습과  
또 땅 위에 있는 자기 백성들을 위해 희생하신 수고를 보상받으시는
계시록 5장의 왕의 대관식 그리고 오늘 주신 말씀처럼
이 세상을 떠나시면서 우리와 함께 거하시기 위해 
처소를 예비하시겠다고 약속하신 대로 우리를 위하여 이미 준비하신  
요한 계시록 21-22장의 천국 모습을 이 아침 다시 한 번 읽어본다. 
  
더 이상 이별이 없는 곳
슬픔과 눈물이 없고, 
질병과 죽음도 없는 곳 
세상의 모든 슬픔과 고통들을
다 품어내고도 남을
위로와 평안과 기쁨
그리고 감사와 찬양만 가득한 그곳
주님이 예비하러 가신 그 처소를 
오늘도 소망 중에 바라보며 
아직 나를 이 땅에 더 두고 계시는 그 날까지
주님을 의지하여 힘차게 살아갈 것을 마음 깊이 새긴다. 

[말씀에 응답하여 찬양으로 드리는 기도]
 
1.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날마다 나아갑니다 
내 뜻과 정성 모두어 날마다 기도 합니다 
후렴)
내 주여 내 발 붙드사 그 곳에 서게 하소서 
그 곳은 빛과 사랑이 언제나 넘치옵니다 

2.괴롬과 죄가 있는 곳 나 비록 여기 살아도 
빛나고 높은 저 곳을 날마다 바라봅니다 

3.의심의 안개 걷히고 근심의 구름없는 곳 
기쁘고 참된 평화가 거기만 있사옵니다 

4.험하고 높은 이 길을 싸우며 나아갑니다 
다시금 기도하오니 내 주여 인도하소서 

5.내 주여 내 발 붙드사 그 곳에 서게 하소서 
그 곳은 빛과 사랑이 언제나 넘치옵니다 

6.내주를 따라 올라가 저높은 곳에 우뚝 서 
영원한 복락 누리며 즐거운 노래 부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