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서 아침 묵상의 자리를
동네 공원의 한 나무 밑 벤치로 옮겼다
벤치에 앉아 앞을 바라보면 저 멀리
메타 세콰이어 나무들이 길게 늘어서서
병풍 막을 쳐주고 있고
공원 안엔 여기저기 군락을 이룬
아름다운 꽃들이 색깔대로 피어있는데
이 여름이 다 지나기까지 그 자리를 지켜줄 것이다
내가 지금 앉아있는 벤치 바로 앞엔
각종 수중 생물들이 번성하도록
긴고랑 수원을 조성해 놓았는데
물가에서 잘 피는 갈대며 물풀들이 가득하다
내가 앉은 벤치 바로 뒤엔 큰 벗나무가 있어
눈부신 아침 햇살을 적당히 가려주는늘 막이 되어주고
가끔 고개를 제치고 올려다보면
가지에 메달린 나무 잎새 하나 하나가
그렇게 싱그럽고 아름다울 수가 없다
가끔은 새들이 이 나무로 날아와서 놀다가
하얀 똥을 싸놓고 가서 그런지
벤치에 얼룩이 지기도 하지만
또 여름 소나기나 한바탕 쏟는 비가 지나면
없어지니까 그리 큰 신경도 쓰지 않는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이곳까지는 걸어서
족히 십분이나 십오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나는 이곳에 오는 동안
오늘의 묵상 소재로 삼을 구절이나 단어를
생각해보기도 하는데
이 아침 여기까지 걸어오면서
내 입에 중얼거려진 말씀은 145:18절 이다
여호와께서는
자기에게 간구하는 모든 자
곧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에게
가까이 하시는 도다.
시편의 저자는 천지 만물의 창조자이신 하나님께서 자기 피조물들에 대해 그것이 사람이든 동물이든 선하심과 은혜로우심으로 상대하신다고 밝히면서(145:15-17)
특별히 여호와께서는 자신과 소통할 수 있는 인격적 피조물로 지음받은 사람들 가운데 자기에게 간구하는 사람들 곧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에게 가까이하시는 분 이심을 시편 저자를 통해 전달해오신다
그동안 하나님께 기도/간구하는 것에 대해 수없이 많이 들었고 읽기도 하여서 이런 말씀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그냥 지나쳐지려고 하다가 왠지모르게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라는 구절이 이 아침 내 마음에 당겨진다
기도는 같은 기도인데
진실하게 기도하는 것에 임펙트를 주는
이 말씀 때문에 이구절 앞에서 머물러지며
그렇다면 진실하게 간구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진실하게 간구한다함은 무슨 의미인가
NIV 버전이나 KJV 에서 번역되는 진리 안에서[in Truth]
혹은 우리 말 성경이 번역하는 "진실하게"라는
두 가지를 모두 참고하게 되는데
여기서 진리 안에서라고 함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기를 찾을 수 있도록 보내주신
예수 그리스도 곧 진리의 빛 가운데 그에게 나아감이요
또 진실하게라고 함은 거짓이 없으신 그 앞에서
조금이라도 보태거나 뺄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으로써
내가 기도의 자리에 앉았을 때 이런 자세로
정직하게 자신을 상대하기 바라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읽혀진다
사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체면같은 것 때문에 때로 거짓말 한적도 있었고
하나님 앞에서는 그만두고 나의 거짓되거나 위선된 모습 때문에
나자신에 대해서도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낄때가 많았는데
이 구절의 말씀 앞에서 지금까지 처지와 형편에따라
쉽게 걸치고 살았던 거짓의 옷을 벗어버리고
오롯이 주님이 나를 속속들이 다 아시는대로 나도 주님 앞에서나
사람들 앞에서 나 자신을 드러낼 수 있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된다
신학교 시절 교장 선생님은 우리에게 늘 진실을 강조하시며
재주는 없어도 진실하면 하나님이 쓰신다는 말씀을
귀가 따갑도로 하셨는데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회와 선교지를 거치면서 정말 주님 앞에 인정받고 남는 것은
진실하게 하는 것 밖에 없음을 실감하게된다
이제 오늘의 말씀 시145:18절을 내리면서
내가 주님 앞에 기도의 자리에 설 때 마다
내 모습 그대로
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야할 것을 배우는데
내가 하나님께 대하여 느끼는 감정 그대로
혹은 내 마음의 불평이나 소원들까지도
모두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기도해야할 것도 배운다
주님께 가까이함을 얻기 위하여 내가 할 일은 무엇인가?
내가 주님을 나의 가까이에 오시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오직 주님만 바라며 진실하게 기도할 때
이미 내 곁에 가까이 와 계신 주님을 만나리라는 이 말씀은
나의 기도생활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하고
내가 항상 주님께 가까이 다가가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도
정직함과 진실을 신조로 삼고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주님!
거짓으로 가장하지 않은
나의 속 마음을
상대하고 싶으셔서
주님은 간구하는
모든 자의 간구를 들으시지만
진실되게 간구하는 자에게
가까이 하신다는 뜻을
오늘 내게 주시는 말씀으로
알려주셨습니다.
기도의 자리에 나아갈 때 마다
내가 이 말씀을 기억하며
이미 와서 기다리고 계시며
내 마음이 진실함으로 열려질 때
만나지게 하시는 주님을
나의 기도 속에서 자주 경험하게 하옵소서
'구약성서당 > 시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편 147:12-20(3) 말씀이 나의 최고 기쁨이 되기 위하여 (0) | 2020.07.15 |
---|---|
시편 146:1-10(2) 할렐루야 신앙으로 돌아가기 (0) | 2020.07.13 |
시편 145:1-13(2) 왕이신 나의 하나님 (0) | 2020.07.11 |
시편 144:1-15(2) 사람이란 무엇인가? (0) | 2020.07.11 |
시편 138:1-8(2) 나의 환난 중에서 주께서 나를 살아나게 하시고 (0) | 2020.07.03 |